알뜰폰 600만 시대를 맞아, 2016년 새해벽두부터 알뜰폰 업체들의 공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가입비 폐지는 기본이고, 기본료 공짜, 4만원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등 파격적인 상품들이 쏟아지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지만, 과열 경쟁에 따른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특히 기본료 공짜 등의 상품이 당장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만년 적자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알뜰폰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이로인해 알뜰폰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지난 4일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는 월 4만3천890원(부가세 포함)에 음성과 문자, 데이터를 사실상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출시했다.
또한 기본요금 0원에 매월 50분 음성통화를 무료로 쓸 수 있는 요금제까지 내놔 출시 당일부터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음성통화만 월 50분 내로 사용하는 고객의 경우, 별도로 지불해야 할 통신비가 없다는 계산이다. 만약 소량의 데이터만 사용하는 소비자라면 기본요금 6천원에 음성 230분, 문자 100건, 데이터 500MB 요금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4일 하루 동안 우체국 알뜰폰 요금제 중 기본요금 0원 상품에 가입한 소비자는 4천800명으로 집계됐으며, 기본요금 6천원 상품 가입건도 1천267건에 달했다.
같은 날 업계 선두권인 SK텔링크도 1만6천500원에 달하는 가입비를 폐지, 알뜰폰 요금경쟁에 가세했다.
가입비 면제는 2014년 SK텔레콤을 시작으로 지난해 KT,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계열 알뜰폰 사업자들이 폐지한 바 있다. 앞으로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 등도 가입비 면제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같은 출혈 경쟁은 알뜰폰 사업자들에는 독이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알뜰폰은 이미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10%를 넘겨 연말 20%까지 내다보고 있지만, 이처럼 파격적인 요금제가 오히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알뜰폰 업체들이 가입자 증대로 외형적으로는 성장단계로 접어든것 처럼 보이지만, 이미 성장한계에 봉착했고, 올 9월이면 1년 간 유예됐던 전파사용료 부담까지 더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설상 가상, 이번 가입비 폐지와 요금제 인하로 수익성은 더 악화될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집계한 대기업 계열 알뜰폰 6개 사업자의 지난해 적자 규모는 578억원에 달한다.
결국, 업계는 현재와 같은 수익구조가 이어질 경우, 알뜰폰 사업자들이 가입자를 최대한 늘려 CJ헬로비전 처럼 SK텔레콤과 같은 기존 통신 3사에 인수 합병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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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현재는 낮은 가격대로 소비자들이 큰 혜택을 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경영난에 직면해 문을 닫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당초, 통신비 절감, 소비자 선택 확대 등을 앞세워 출범했던 알뜰폰 시장이 결국, 무리한 출혈 요금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종국에는 다시 제도권 통신사로 흡수되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앞 다퉈 공짜, 저가 경쟁을 벌이며 가입자를 유치해 떠오르는 시장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출혈경쟁 성격이 짙다”며 “결국 자본금이 많은 1, 2위 사업자만 생존하거나 혹은 대기업 통신사에 인수 합병되는 구도로 전개될 경우, 결국 당초 알뜰폰 업체들이 내걸었던 가격 경쟁력 마저 잃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