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질라가 파이어폭스OS 스마트폰 개발 중단을 선언한 직후, 그걸 자신들이 만들겠다고 선언한 홍콩 소재 스타트업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미국 씨넷은 10일(현지시각) 홍콩 스타트업 '아카딘테크놀로지스'가 파이어폭스OS를 활용한 스마트폰 개발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리 공 아카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모바일 기기에 비(非)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탑재를 원하는 적정수의 파트너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며 "이 영역에 (대안을) 선택케 해준다는 측면에서 우리는 선구자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아카딘은 오픈소스 프로젝트인 파이어폭스OS를 기반으로 만든 안드로이드 대안 플랫폼 'H5OS'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파이어폭스OS에서 파생된 것이지만 실제 결과물은 아주 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모질라는 앞서 파이어폭스OS를 개발하며 몇몇 제조사 및 텔레포니카, 오렌지, 텔레노르, 도이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버라이즌 등 각국 통신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었다. 단말기는 인터넷서비스와 웹 기술로 만든 앱을 쓸 수 있도록 만들어졌지만, 사람들이 다른 환경을 쓰다가 전환케 유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시장조사업체 인터내셔널데이터코프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판매된 스마트폰 기기 중 83%가 안드로이드 기반이다. 파이어폭스OS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폰, 삼성전자 타이젠, 욜라모바일의 세일피시OS, 캐노니컬의 우분투포폰, HP에서 만들어 LG전자가 활용 중인 웹OS, 블랙베리의 블랙베리OS 등과 함께 '안드로이드의 대안'으로 알려져 있었다. 모질라는 최근 이 대열에서 물러났다.
이 역할을 이제 아카딘이라는 스타트업이 이어받게 된 것이다. 아카딘 측은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회사의 배경을 살펴 보면 흥미롭다. 이 회사는 홍콩에 위치한 '칭화유니그룹인터내셔널'로부터 1억달러 투자를 받아 H5OS를 개발하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인터내셔널은 중국 정부와 중국의 MIT라는 별명을 가진 칭화대학이 지배한다.
그리고 아카딘은 파이어폭스OS 프로젝트를 시작한 안드레아스 갈 모질라 전 CTO를 고문으로 영입한 상태다. 공 CEO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밸리의 심장으로 불리는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자리한 아카딘의 연구소에서 일하는 직원을 포함해 이 회사는 정직원 120여명을 채용한 상태다.
모질라가 파이어폭스OS를 아예 포기한 건 아니다. 파나소닉과 손잡고 앱과 상호작용 기능을 갖춘 4K 스마트TV를 내놓기도 했고, 기존 타 플랫폼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파이어폭스OS 경험을 제공하는 수단도 제공 중이다. 최근 아이폰과 아이패드 환경에서 사파리 브라우저 사용시 광고주의 사용자 행동 추적을 차단하는 기술을 제공하는 '포커스' 앱을 내놓기도 했다.
관련기사
- 모질라, 스마트폰용 파이어폭스OS 개발 중단2015.12.11
- 모질라, iOS용 파이어폭스 정식판 공개2015.12.11
- 구글·모질라·시스코·MS, 오픈소스 코덱 공동개발2015.12.11
- 모질라재단, 윈도10용 파이어폭스40 배포2015.12.11
다만 스마트폰용 OS 개발을 갑작스럽게 중단 선언한 모질라의 행보에 기존 통신사 파트너들은 탐탁찮다는 반응이다.
미국 씨넷 보도에 따르면 파이어폭스OS 파트너십에 정통한 관계자가 말하길 특히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같은 사업자는 스마트폰용 파이어폭스OS 개발 중단을 반기지 않았다고 한다. 버라이즌은 파이어폭스OS 기반으로 출시한 저가 단말기에 4G LTE 네트워크 지원을 예고했는데, 모질라 때문에 해당 사용자들에게 기존 3G 네트워크 서비스만 제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