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스토리지·네트워크장비 공략에 제온칩 투입

D-1500 시리즈로 ARM 중심 SoC 시장 재편 의지 강조

컴퓨팅입력 :2015/12/03 16:07

인텔이 '제온(Xeon)' 프로세서 제품 브랜드를 서버뿐아니라 스토리지와 네트워크 장비용 시스템온칩(SoC)에도 확대 적용했다. 내년 1분기 출시될 제온D-1500 시리즈로 더 큰 기업 인프라 수요를 정조준했다. 마벨이나 브로드컴같은 ARM 기반 SoC 진영과 맞붙을지 주목된다.

인텔은 이전에도 저전력 SoC '아톰(Atom)' 프로세서를 통해 이 영역에 진출해 있었다. 큰 성과는 없었다. 원래 아톰 시리즈는 모바일 기기에 널리 쓰이는 ARM 계열 SoC의 대항마였다. 기업 요구에 맞는 성능, 안정성, 처리용량을 충분히 맞춰 주기 어려운 한계를 안고 있었다.

인텔은 C2750 모델 등 기존 아톰 시리즈를 '2세대', 제온D-1500 시리즈를 '3세대' 64비트 SoC로 구분하고, 스토리지나 네트워크 장비에 아톰칩 대신 제온D 프로세서를 적용시 더 많은 코어와 가상화 기술을 통해 개선된 성능과 안정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온D는 지난 3월 처음 소개됐다. 당시 인텔은 마이크로서버에 특화한 4코어 및 8코어 SoC 제품만 내놨다. 지난달 추가 공개된 모델 8종은 최대 16코어를 제공하며 네트워크, 클라우드 스토리지, 기업용 스토리지, 사물인터넷(IoT) 애플리케이션 구동을 위한 칩으로 묘사됐다.

인텔코리아는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신형 제온칩, 5G네트워크, 고성능컴퓨팅(HPC)을 주제로 한 간담회에서 제온D 신형칩 특징을 소개하고, 이 제품군의 특징과 출시 시점 및 이를 탑재한 제품을 개발 중인 파트너들의 현황에 대해서도 요약해 전했다.

김두수 인텔코리아 전무는 "아톰C2000 시리즈는 콜드스토리지, D-1500 제품군은 웜 스토리지 및 네트워크에 최적"이라며 "아톰 대비 엣지네트워크 워크로드를 개선해 엣지라우터 성능을 3배, 엣지방화벽 성능을 5.4배, 엣지스위치 성능을 4.9배까지 높여 준다"고 주장했다.

김두수 인텔코리아 전무. 2015년 12월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 호텔 기자간담회에서 2016년 1분기 출시될 인텔 3세대 64비트 SoC 신제품 제온D-1500 프로세서의 특징을 소개했다.

사실 신형칩 D-1500 시리즈의 성능을 입증할 주체는 인텔이 아니라 스토리지, 네트워크, IoT장비를 만들 파트너들이다. 인텔이 서버를 넘어 여러 인프라 장비용 SoC로 제온칩의 입지를 키우려면 해당 제품 개발에 노하우를 갖고 있는 각 제품 영역별 파트너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인텔코리아 측에 따르면 HPE, IBM, 넷앱, 인스퍼, 주니퍼, 노키아, 어드밴텍, 콴타, 인벤텍, 슈퍼마이크로 등 파트너가 제온D 프로세서에 기반한 마이크로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및 IoT장비를 50종 이상 개발 중이다. 한국 회사인 파이오링크와 KTNF도 여기에 참여 중이다.

제온D-1500 기반 제품군 개발 파트너 소식에 더해 스위치 기능과 100기가비트이더넷(GbE) 포트 탑재로 서버간 네트워크 병목을 완화할 수 있는 이더넷 멀티호스트 컨트롤러 신제품 'FM10000'와 10GbE 연결을 지원하는 저전력 이더넷컨트롤러 'X550'의 특징도 소개됐다.

이와 별개로 인텔은 '인텔네트워크빌더' 파트너프로그램 현황도 비중있게 다뤘다.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파트너 180곳 이상이 인텔 아키텍처 기반 개방형 표준기술을 만들고 독립소프트웨어개발사(ISV)와 긴밀히 협력해 최적화 및 통합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텔네트워크빌더는 인텔이 2년전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 및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확산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한 건데, 지난 8월에는 프로그램 안에 기술통합과 솔루션 상호운용성을 추구하는 '네트워크빌더 패스트트랙' 사업을 추가했다. 레드햇이 그 핵심 파트너다.

2015년 12월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진행된 인텔코리아 간담회 발표 자료 중 일부. 제온D-1500 제품군에 기반한 스토리지, 네트워크, IoT장비 제조 파트너들의 목록이다. 한국 파트너 파이오링크, KTNF도 보인다.

이날 인텔 측은 산업계 인프라가 클라우드 방식의 네트워크로 전환되는 흐름에 있고, 더불어 5G 시대가 열리는 과정에 있는 가운데, 자사 기술이 통신 업계에서 강조하고 있는 5G 네트워크를 위한 핵심 요소로 자리잡을 것이라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인 접점을 제시하진 못했다.

SK텔레콤이 인텔 간담회에서 5G네트워크를 염두에 둔 기술 선도 의지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인텔은 북미 버라이즌, 스페인 텔레포니카, 남미 아메리카모빌, 중국 차이나모바일, 한국 SK텔레콤 등 지역마다 통신사업자 파트너를 확보해 차세대네트워크비전 실현을 준비 중이다.

SK텔레콤 종합기술원 네트워크IT컨버전스랩(NIC) 주석원 매니저는 간담회서 "5G 시대엔 네트워크와 IT가 결합되고, 통신장비들이 IT화할 것"이라며 "에릭슨과 시스코의 기술협력, 화웨이와 HP의 SDN 및 NFV 연구, 노키아의 알카텔루슨트 인수 등은 그 대표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은 네트워크 기술, 통신기술을 합친 장비를 개발한다든지 x86 기반의 가상화된 네트워크 기능을 올린다든지 통신칩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 기술과 통신장비 노하우를 x86 기반 오픈네트워크 환경에 응용하는 R&D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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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우리가 생각하는 5G는 원하는 서비스에 알맞은 특성을 갖는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인데, 통신장비가 전부 IT화한 상태에서 운영되는 망을 미디어서비스를 하려할 때, 텔레커뮤니케이션서비스를 하려할 때, 각각에 맞게 나눠 제공한다는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주 매니저는 5G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SK텔레콤의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 구축 계획과 준비 상황을 제시했다. 그 실행을 위해선 SDN과 NFV 개념을 구체화할 여러 개방형 표준 기술과 오픈소스 프로젝트 활동의 성과를 필요로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