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헬로비전 M&A "절차상 위법" 공방

미래부 "현행 법률상 문제 없어"

방송/통신입력 :2015/11/30 14:37    수정: 2015/11/30 15:16

김태진, 박수형 기자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의 주식인수 인가와 합병 인가를 동시에 신청하는 것에 대해 LG유플러스가 행정절차 상 논란이 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전기통신사업법과 양수합병 고시 위반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다.

그러나 규제당국에서는 과거 주식인수와 합병 인가를 동시에 신청한 사례가 이미 존재하고, 정부가 이를 선별적으로 신청을 받을 수 없다며 LG유플러스의 주장을 일축했다.

30일 LG유플러스는 광화문 S타워에서 기자 설명회를 열고 “SK텔레콤이 미인가 주식인수를 근거로 합병을 추진하면 CJ헬로비전의 경영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되기 때문에 전기통신사업법과 방송법을 위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예로 든 법 조항은 전기통신사업법 18조 9항, 21조 2항, 15조 등이다. 기간통신사업자는 최대주주 변경인가 이전에 주식의 양도양수 계약에 따른 후속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다.

또 방송법과 시행령 15조를 인용, 미래창조과학부의 변경 승인이 없는 상태에서 방송사업자 경영에 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내용도 제시했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박지연 변호사는 “주식인수 인가 이전 후속조치 등의 금지조항은 최대주주가 되려는 사업자가 미인가 주식인수를 근거로 피인수 사업자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즉, 미래부의 주식인수 인가 전까지 SK텔레콤이 합병인가 신청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정작 규제 당국인 미래창조과학부는 이같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미래부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주식인수와 합병인가에 대해 선별적으로 받을 수 있는 법률적 근거가 없다”며 “경쟁법과 관련한 교수, 법률가들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역시 2개의 행위가 인가관계가 있어 보이지만 별개의 행위이기 때문에 이를 선별해 신청을 받는 것은 불가하다는 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일례로,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이 합병을 먼저 신청할 경우 LG유플러스의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며 “다만, 정부에서도 SK텔레콤이 최대주주를 변경하고 합병한다고 했기 때문에 전후단계를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대주주 변경심사가 사실상 인가와 동일한 심사이기 때문에 최대주주변경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합병심사는 할 필요가 없고 인가조건이 필요하다면 최대주주에 조건을 붙일 수도 있다”며 “때문에 주식인수와 합병인가 결과가 순차적으로 발표될 수도 있고 동시에 발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LG유플러스는 국무회의를 통과하고 지난주 국회에 제출된 통합방송법에 따라 IPTV를 통해 전국방송사업자인 SK그룹이 지역방송사업자인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지분 33% 이상을 소유할 수 없다는 논리도 펼쳤다.

박지연 변호사는 “통합방송법 제정 이유는 이원화된 두 법을 통합해 일관된 규제 틀을 만들겠다는 것이 미래부의 입장”이라며 “이번 인수합병이 허용된다면 (법 시행 전에 제정될) 통합방송법 시행령으로 주식 일부를 팔거나 매각해야 하고, 시행령이 나오기 전에 허용되면 경과규정을 두거나 예외로 할 경우 특혜시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방송법상 IPTV 사업자의 SO 사업자 소유 금지 규정은 없다. 단, 전국방송사업자인 위성방송이 특정 SO의 33% 이상 지분 소유를 금지하고 있다.

때문에 LG유플러스와 법무법인 태평양은 동일한 전국방송사업자인 IPTV사업자도 특정 SO의 지분 33% 이상 소유를 금지해야 된다는 것이다.

박 변호사는 “SK브로드밴드 주식을 100% 소유한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지분의 33% 이상을 소유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경과규정 여부와 관계없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주식 인수에 제한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LG유플러스와 태평양의 주장은 ‘통합방송법’이 국회를 통과한다는 것이 전제돼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사전적으로 예단해 적용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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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IPTV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가 CJ헬로비전과 합병해 2개의 면허를 동시에 소유하는 것이 법률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더욱이 이달 국회에서 해당 방송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못해 19대 국회의 처리 역시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미래부의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통과되지도 않은 법률에 근거해 규제를 할 수도 없을뿐더러 현행법에서는 이를 금지하고 있지 않다”며 “다만, 2개 사업자가 합병할 경우 KT-KT스카이라이프의 사례처럼 특수관계자의 점유율을 합해 합산규제에 따라 규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