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횡령-조세포탈, 배임, 분식회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조석래 효성 회장에게 징역 10년, 벌금 3천억원을 구형했다.
9일 검찰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창영)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비뚤어진 황금 만능주의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조 회장에게 중형을 구형했다.
증여세 탈루 혐의로 함께 기소한 효성가 장남 조현준 사장에는 징역 5년에 벌금 150억원을, 조 회장 세금 탈루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이상운 총괄 부회장에는 징역 6년, 벌금 2천500억원에 벌금 선고유예를 구형했다.
검찰은 “조석래 회장 가족, 경영진들의 묻지마 채권 투자 속에 효성은 손실을 입었다”며 “오너를 위해 증거를 인멸하고 사실을 왜곡했다”고 강조했다. 또 “증거인멸, 조작 등이 이뤄지는 등 사법권 위에 있다고 착각할 정도로 범행 후 태도가 매우 나쁘다”고 중형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석래 회장 변호인은 “피고인은 효성과 한국경제 발전에 기여했다”며 “불찰에 대해서는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카프로 주식이 개인소유라는 검찰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기술료는 해외법인의 부실정리를 위해 사용된 점을 감안해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말했다.
조 회장 등은 지난 2003년부터 10년 동안 8천억원대 분식회계, 1천억원대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차명계좌를 통해 합작법인 카프로 주식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양도차익을 챙겼고 홍콩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허위로 장비를 사들인 것처럼 꾸민 분식회계를 통해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조현준 사장은 이 과정에서 해외 비자금을 증여받아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조 회장과 기소됐다.
조 회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분식회계건은 인정하고 있다. 검찰과 변호인은 고의성 여부에 대해 공방을 벌였다.
변호인 측은 효성 4개 공장을 통해 장비를 허위로 매입하도록 한 혐의는 인정했지만 이는 국가 외환위기 때 효성물산, 효성 해외법인 부실을 털어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1980년대까지 상사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외화를 벌어들여야 하는 상황이었고 이 과정에서 효성물산도 부실채권이 쌓였지만 부실 규모를 드러낼 경우 해외법인의 금융거래가 끊길 수 있어 우회 지원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또 이후 분식회계 등을 통해 마련한 자금은 모두 해외법인의 부실을 메우기 위해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변호인 측은 분식회계 등 과정에서 일부 세금을 미납하기도 했지만 이후 가산세를 포함해 모두 납부했다고도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이날 조석래 회장이 담낭암에 전립선암까지 추가로 발병하면서 건강이 좋지 않고 그동안 한국 경제발전에도 기여했다고도 설명했다.
조 회장은 지난 2010년 담낭암 4기 판정을 받은데 이어 전립선암이 발병하고 지병인 고혈압, 심장부정맥도 악화돼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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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사장도 최후진술에서 “아버지를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조 사장은 “아버지는 가족보다 효성을 우선으로 여기셨고 한국경제 발전에도 기여했으며 누구보다 공과사를 분명히 하시며 평생을 효성을 위해 헌신하셨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8일 선고공판을 통해 형량을 선고할 예정이다. 효성 측 변호인단은 이날 재판 후 “검찰의 당시 특수한 시대적 상황에 대한 이해에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향후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