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털 기업인 네이버가 ‘반구글’ 정서가 깔려있는 유럽 시장에 거점을 마련한다.
유럽의 강대국 중 한 곳인 프랑스와 IT 산업 발전 및 문화교류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로 네이버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여러 선진 유럽 지역에 진출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4일 디캠프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플레르 펠르랭 프랑스 문화통신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양측은 ‘2015-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맞아 ▲프랑스 문화 전파 ▲문화유산 보존 ▲스타트업 육성 등에 있어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번 제휴는 김상헌 네이버 대표가 지난 달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아 방한한 플레르 펠르랭 장관을 만나 IT산업 현황과 문화교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번 협약으로 네이버는 내년 예정된 '프랑스의 해' 행사를 포함해 프랑스의 문화, 라이프 스타일, 경제, 교육, 언어, 관광 등의 다양한 정보를 동영상 서비스 '네이버TV캐스트'를 통해 제공한다. 또 '네이버뮤직', 'N스토어' 등을 통해서도 프랑스 뮤지션과 아티스트, 영화, TV프로그램들을 적극 소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양 당사자는 문화유산의 보존과 확산을 위해 경험과 전문지식을 공유한다. 네이버는 문화유산의 디지털화 작업 노하우를 전달하고, 국가 및 세계 문화재를 디지털화해 보존하는 공공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네이버는 문화 유산 디지털 콘텐츠 보존 프로젝트인 ‘뮤지엄 뷰’를 추진, 박물관이나 전시관의 문화 콘텐츠를 파노라마 영상으로 촬영, 3D 디지털 콘텐츠로 제작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미 15만점에 달하는 국내외 유명 미술작품과 문화 유산들을 고화질 이미지로 제공하고 있다.
나아가 이번 협약을 통해 네이버와 프랑스는 양국 스타트업 성장을 위해서도 뜻을 모으기로 했다.
네이버는 ▲프랑스 스타트업 및 비즈니스 인큐베이터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비롯해 ▲프랑스 스타트업들이 네이버가 운영하는 D2 스타트업 팩토리의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 제공 ▲프랑스 내 스타트업 관련 행사 주최 및 멘토링에 참여하는 등 다방면에서 협력키로 했다.
이번 업무 협약은 기업과 국가와의 계약으로 대부분 네이버가 프랑스의 문화 전파와 문화 유산 디지털화 작업,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형태로 이뤄져 있다. 네이버가 프랑스나 현지 기업으로부터 받게 되는 구체적인 지원책들이 포함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업계는 네이버가 프랑스를 거점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에 반구글 정서가 깔려있는 만큼, 네이버가 공략해볼 여지가 있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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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관계자는 “국가와 기업 간 협약이다 보니 네이버 측에서 프랑스에 지원하는 부분이 많다”면서 “프랑스에 거점을 만든다는 취지에서 의미가 크고, 앞으로 프랑스 등 유럽에서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여러 해 동안 의미 있게 이어져온 한불 수교가 IT 분야에서도 빛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국가 간 협력 및 기업 교류에 기여할 수 있도록 네이버가 가진 플랫폼 경쟁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