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은 여전히 게임 업계의 뜨거운 화두다.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할 수 있다는 모바일 게임의 이점은 게임 업계의 풍경을 완전히 바꿔 놨다. 국내 게임 시장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재편됐으며 해외 대형 게임사들도 모바일 게임 시장 공략을 위해 고삐를 쥐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워게이밍, 닌텐도, 라이엇게임즈 등 글로벌 게임사들은 다음 먹거리로 모바일 게임을 낙점하고 시장 진출을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전 세계 모바일 게임 이용자 수는 약 15억 명, 한해 모바일 게임 시장 전체 매출은 약 29조 원으로 추정된다. PC, 콘솔 등 다른 플랫폼에 강점을 가진 회사라 하더라도 모바일을 쉬이 무시할 수는 없는 규모다. 더욱이 급속히 성장했으며 아직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모바일에 반해 타 플랫폼은 극심한 정체를 겪고 있다.
이에 모바일 게임의 등장 이전에 게임 시장을 지배하던 공룡들이 하나 둘 모바일 게임 시장에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먼저 워게이밍(대표 빅터 키슬리)은 지난달 21일 모바일 게임 전담 부서 WG셀즈를 신설을 통해 모바일 게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했다.
WG셀즈는 워게이밍 내에서 모바일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을 담당하는 부서다. PC와 콘솔 시장에서 오랜 기간 공 들인 대작을 출시하던 기존 행보에 모바일 게임으로 새로운 흐름을 더하겠다는 방침으로 해석 된다.
지난해 워게이밍이 출시한 첫 모바일 게임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의 성공이 WG셀즈 신설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는 전 세계에서 3천5백만 건 이상 다운로드된 글로벌 성공작이다.
워게이밍 측은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를 통해 모바일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 모바일 게임 사업에 관한 경험을 축적하고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모바일 게임 사업을 워게이밍 미래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아 회사의 사업 영역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애틀과 우크라이나 키예프에 위치한 워게이밍 개발 스튜디오들이 WG셀즈로 편입되며 데이비드 블룸 전 드롭포지 게임스 대표와 워게이밍 기업 운영팀의 마라 카페코가 운영을 맡는다.
WG셀즈는 이미 지난 8월 전략 역할수행게임(RPG) ‘루트 앤 레전드’를 애플 아이패드용으로 출시했으며 파운드 샌드 스튜디오가 개발하는 3인칭 슈팅 게임 ‘판타스틱 프라스틱 스쿼드’를 연 내 출시할 계획이다. 물리 기반 전투 메커니즘을 적용한 RPG ‘스매쉬 스쿼드’고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콘솔 게임 시장의 대표 주자 닌텐도는 지난달 말 첫 모바일 게임을 공개했다. 지난 3월 일본 디엔에이와 업무 제휴를 맺고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지 약 7개월 만이다. 닌텐도는 보유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오는 2017년 3월까지 총 개 모바일 게임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혀왔다.
닌텐도는 과거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도 모바일 시장 진출에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을 정도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 왔다. 하지만 닌텐도도 결국 모바일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게임 업계 흐름을 무시하지 못하고 방침을 전환했다.
닌텐도의 첫 모바일 게임은 내년 3월 출시할 ‘미토모’다. 미토모는 닌텐도 아바타 ‘미’를 활용해 다른 이용자와 소통하는 게임으로 이용자 정보에 따라 친구 소식, 화젯거리 등 즐길 거리를 추천해 준다. 닌텐도는 이와 함께 보유 IP 파워를 활용해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이용자풀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닌텐도는 특히 포켓몬스터, 슈퍼마리오 등 글로벌 인기 IP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어렵지 않게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엇게임즈의 움직임은 다소 소극적이다. 아직까지 뚜렷한 모바일 게임 진출 계획이나 전략을 밝힌 적이 없다.
다만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8월 21일 모바일게임 ‘블리츠크랭크스 포로 라운드업’을 공개했다. 이 게임은 라이엇게임즈의 대표작 '리그 오브 레전드'에 등장하는 블리츠크랭크를 주인공으로한 캐주얼 게임이다.
블리츠크랭크스 포로 라운드업은 지난 9월 21까지만 한시적으로 서비스됐음에도 애플 앱스토어 전체 무료 어플리케이션 인기 순위에서 1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업계 전문가들은 라이엇게임즈가 이 게임을 통해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의 반응과 성향을 살폈다며 추후 본격적인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전망했다.
이 외에도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2월 미국 취업정보 사이트 심플리하이어드에 다양한 모바일 기기용 크로스 플랫폼 코드를 작성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채용 공고를 올리며 화제에 올랐다. 라이엇게임즈는 당시 공고를 통해 리그 오브 레전드 이용자들이 새롭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소통하게 하는 미래 혁신을 만들겠다는 방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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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일각에서는 라이엇게임즈가 아직까지 구체적인 모바일 게임 출시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추후 특정 움직임을 보일 거라고 예측하고 있다.
게임업계 한 전문가는 “모바일 게임 시장 성장은 물론 모바일 게임에 대한 이용자들의 요구도 커져가고 있기 때문에 기존 영역에서 잘 하고 있는 글로벌 대형 게임사라해도 이를 무시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이 PC, 콘솔 등 기존 시장에서는 강점을 모바일로 끌고 오는 데 성공한다면 이용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살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