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전기차 심장 무인차 눈 '일등' 넘본다

미래차 핵심부품 글로벌 시장 선점 나서

홈&모바일입력 :2015/10/29 08:24    수정: 2015/10/29 17:55

송주영 기자

"친환경 자동차부품과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서 더 나은 고객의 삶을 위한 미래 방향을 제시했다. 신사업은 일등을 하겠다는 목표로 철저하고 용기 있게 키워 나가야 한다."

구본무 회장의 올해 신년사다. LG그룹은 친환경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다. 전 세계 자동차 업체에 스마트카 모터,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공급하며 계열사별로 차세대 동력으로 키워나가고 올 한해에 걸쳐 많은 성과도 냈다. 최근엔 차세대 전기차 대표주자 테슬라에 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소식도 들렸다.

LG는 지난 2000년대 후반부터 친환경 자동차부품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현재 LG전자가 스마트카 부품,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부품을,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를, LG이노텍이 차량용 센서 및 LED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 3월 'LG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서 구본무 LG 회장(왼쪽)이 LG화학 김명환 부사장(오른쪽)으로부터 LG연구개발상을 수상한 장거리 주행 전기차용 '고밀도 배터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LG의 자동차 부품 사업은 계열사 최고 기술력을 결집해 전기차 배터리, 전장부품, LED 등 통합 솔루션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주력사업인 스마트폰, 스마트 TV, 디스플레이 등 IT 역량과 새롭게 속도를 내고 있는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친환경 자동차부품에 적용해 기존 업계 경쟁사와 차별화된 가치도 만들 수 있어 시너지가 예상된다.

■LG전자, 차량 첨단부품 다 모았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7월 LG CNS 자회사 'V-ENS'를 합병해 VC(Vehicle Components)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자동차 부품 사업 핵심R&D 기지 역할을 담당할 LG전자 인천캠퍼스를 준공해 본격 가동하고 있다.

VC사업본부는 차량용 AVN(Audio Video Navigation) 기기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지능형 안전편의 장치로 불리는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차량용 공조 시스템/전기차 배터리팩 등 자동차 엔지니어링 분야로 사업을 전개해 성과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최근 쉐보레 볼트 EV에 핵심부품 11종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공급하는 핵심 부품과 시스템은 ▲ 구동모터(구동축에 동력을 제공하는 장치로 GM 설계) ▲ 인버터(직류를 교류로 변환하고 모터를 제어하는 장치) ▲ 차내충전기 ▲ 전동컴프레서(차량 공조시스템 냉매 압축장치) ▲ 배터리팩 등이다.

또 ▲ 전력분배모듈(배터리 전원을 분배하는 장치) ▲ 배터리히터(저온 조건에서 배터리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가열하는 장치) ▲ DC-DC컨버터(고전압을 저전압으로 변환해 주변기기용 전원을 공급하는 장치) ▲ 급속충전통신모듈 ▲ 계기판(IPS 기반의 LCD 계기판) ▲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도 공급한다.

LG전자는 GM 대표 전기차 모델 쉐보레 볼트에 핵심부품 11종을 공급하기로 했다(사진=GM)

GM의 글로벌 제품개발 및 구매 총괄 마크 로이스 부사장은 "GM은 전기차 분야에서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파괴적 혁신이 필요했다“며 ”쉐보레 볼트와 스파크 EV에서 구축한 GM의 기술력과 LG의 경험을 살려 장거리 운행이 가능한 전기차를 합리적 가격으로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 VC사업본부 이우종 사장은 “GM의 전기차 개발 파트너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미래 자동차의 핵심부품 개발사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이라며, “GM과 협력을 발판으로 IT 기업인 LG전자가 전기차 시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이어진 IT, 자동차 전시회에서도 차량용 부품 기술을 뽐냈다. 지난 3월 ‘제네바 모터쇼’서 이탈디자인이 공개한 컨셉트카 ‘제아’에 전장부품을 공급하는 등 스마트카 관련 기술도 선보였다.

올 초 스마트카 전시장이 됐던 ‘CES 2015’서 GM 온스타 총괄 CTO 팀 닉슨은 “LG전자가 GM에 온스타 4G LTE용 통신 모듈을 독점 공급한다”고 공개한 바 있다. LG전자가 공급하는 ‘4G LTE용 통신 모듈’은 커넥티드 카의 핵심 부품으로, GM의 글로벌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온스타’가 확대될 전망이라 더욱 주목된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메르세데스 벤츠와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Stereo Camera system)’ 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무인주행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은 차량 전방의 위험을 관찰하고 교통 정보를 수집하는 자동차의 ‘눈’ 역할을 한다.

■완성차 브랜드 강자부터 차세대 주자까지 LG 첨단기술 적용

지난해 ‘구글 개발자 회의(Google I/O)’에서도 LG전자 자동차 부품이 주목을 받았다. LG전자는 구글의 새로운 프로젝션 표준 기술을 적용한 차량용 AVN(Audio Video Navigation) 디스플레이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음성과 영상을 전송하여 송출하는 기술을 시연하기도 했다.

LG전자와 구글의 이같은 협업은 구글 무인주행자동차에 ‘배터리팩’을 공급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구글은 올 초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오토모티브뉴스 월드콩그레스(ANWC)’서 LG전자가 구글 무인차 프로젝트의 글로벌 파트너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LG전자는 미국 반도체 업체인 프리스케일과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ADAS는 주행 중 운전자가 발견하지 못한 장애물을 자동으로 인식해 차량을 바로 멈추게 하는 첨단 부품이다.

차량이 주행차로를 이탈하면 경고음을 울린다. 속도제한 표시도 자동으로 인식해 차량이 제한 속도를 넘지 않도록 돕는다. 도로 위에 ‘70’이라고 써 있으면 이를 인식하고 차가 시속 70㎞ 이상으로 달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LG전자는 인도 타타자동차, 중국 둥펑자동차와도 친환경 자동차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LG디스플레이-LG이노텍, 유럽·미국에 부품 공급

LG디스플레이는 유럽, 미국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에 정보 안내 디스플레이, 계기판 등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제품을 공급해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초고해상도 광시야각 기술과 한 단계 진일보한 터치 기술 등을 바탕으로 자동차에 최적화된 디스플레이를 양산한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1월 열린 CES2015 전시회에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현재 16%의 점유율로 3위권 수준인데 내년에는 23%까지 점유율을 끌어 올려 1위 자리에 오를 것”이라며 “독일, 미국 등 주요 자동차 업체를 대상으로 이미 80% 이상의 수주 물량을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LG이노텍은 소재-부품분야 핵심 기술을 융복합하며 차량 전장부품 라인업을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다. 차량용 모터와 센서, 차량용 카메라모듈, 차량용 무선통신모듈, LED, 전기차용 배터리 제어시스템(BMS, Battery Management system), 전력변환 모듈 등 보유하고 있는 제품군이 20여종에 이른다.

LG이노텍은 2007년 독자 기술력으로 개발한 브레이크 잠김 방지장치(ABS, Anti-lock Brake system) 모터와 전자식 조향장치(EPS, Electric Power Steering system) 모터를 시작으로 차량 전장부품시장을 공략해 왔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희토류가 없는 차량용 듀얼클러치 변속기(DCT, Dual Clutch Transmission)용 모터 개발에 성공했고 세계 최고 수준의 무선통신기술을 바탕으로 블루투스·와이파이 콤보모듈 등 차량용 통신모듈도 양산하는 등 차량 전장부품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자동차 내외부에 적용되는 차량용 플렉서블 LED면광원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지난해 본격 양산했다. 올해 초 북미지역 고신뢰성 차량용 LED 시장에 진입하는 등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LG화학, 테슬라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글로벌 시장 선도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물량도 확대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중국 난징에 연간 고성능 순수 전기차 5만대 이상(32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기준),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기준으로는 18만대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했다.

공장 준공으로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해, 시장을 선도해 나갈 방침이다. 2020년까지 단계적인 투자를 통해 생산 규모를 현재보다 4배 이상 늘려 고성능 순수 전기차 20만대 이상 (PHEV 기준 70만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수백억 규모인 중국 전기차 배터리 매출을 2020년까지 연간 1조5조천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시장점유율도 25% 이상 달성해 경쟁사가 넘볼 수 없는 ‘확실한 1위’로서의 위상을 굳혀나갈 계획이다.

중국 난징에서 개최된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공장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공장 준공 버튼을 누르고 있다. (왼쪽부터) 장정진 난징 개발구 서기, 류이안 난징시 상무부시장, 장레이 강소성 부성장, 구본무 LG 회장, 김장수 주중대사,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장진동 쑤닝 회장

또 LG화학은 ‘오창(한국)-홀랜드(미국)-남경(중국)’으로 이어지는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3각 생산체제를 본격 가동하며, 세계 최대 생산능력(고성능 순수 전기차 18만대, PHEV 기준 65만대)을 발판 삼아 시장 선점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특히 주요 시장에서의 현지 대응 능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향후 미국과 중국 공장은 현지에서 수주한 물량을 생산하고, 국내 오창 공장은 한국 등의 수주 물량 생산과 함께 전체적인 물량 조절의 기능을 담당할 계획이다.

이처럼 LG화학이 글로벌 생산 거점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은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친환경차 시장의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는 2016년 이후 납품할 수 백만 대 규모의 배터리 물량을 이미 확보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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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LG화학은 한국의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미국의 GM, 포드, 유럽의 다임러, 아우디, 르노, 볼보, 중국의 상해기차, 장성기차, 체리자동차 등 20여 곳에 이르는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최근엔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와 전기차 '로드스터'의 교체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LG화학은 현재 절대우위의 R&D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번 충전에 32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를 개발, 양산을 앞두고 있으며, 지속적인 추가 수주를 바탕으로 경쟁사와 격차를 더욱 벌려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선도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