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SW연합군, 성공할까?

엑셈 SW연합,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시장 공략

컴퓨팅입력 :2015/10/16 14:51    수정: 2015/10/16 15:16

“상장한 IT회사가 기존의 핵심역량에 집중해버리면 정체돼 버린다. 주주 이익에 부합하면서, 경쟁력도 함께 강화하려면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앞으로 좋은 포인트 솔루션을 인수하면서 소프트웨어 연합군을 형성해 한국 IT시장의 새 성공 모델을 만들겠다.”

조종암 엑셈 대표의 말이다. 데이터베이스 성능관리(DBPM) 솔루션으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올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엑셈의 최근 행보를 설명한 발언이었다.

엑셈은 지난 6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후 DB 보안업체 신시웨이를 인수했고,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 개발사 ‘선재소프트’ 지분을 매입했다. 그루터, 이노그리드 등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업체와 긴밀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3개월 사이 급속도로 사업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권영길 그루터 대표(왼쪽부터), 김기완 선재소프트 대표, 조종암 엑셈 대표, 정재훈 신시웨이 대표

조종암 대표는 “신시웨이의 DB보안, 선재소프트의 인메모리 DB, 엑셈의 IT성능관리툴, 그루터의 빅데이터 기술 등을 합친 데이터 기술 플랫폼이 탄생하게 된다”며 “또 각 기업의 기술이 클라우드를 위한 핵심적 요소여서 향후 SaaS 사업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SaaS를 운영하는 시스템을 갖게 되면 사물인터넷을 위한 시스템도 운영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한국 대기업의 사물인터넷이나 시스템에 우리의 경험을 제공하고, 구축과 운영관리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신시웨이는 DB보안보다 직접 개발한 DB엔진때문에 인수했다”며 “신시웨이의 SOHA DB는 맥스게이지의 리포지터리로 써도 될 만큼 시계열 데이터 처리 엔진으로 매우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촘촘하게 수집해 진단과 분석에 사용할 수 있어 맥스게이지와 인터맥스의 접근제어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된다”며 “또 어떤 포인트 솔루션이든 보안 이슈를 항상 만나게 되는데, 신시웨이의 DB보안 기술이 이를 해결해준다”고 덧붙였다.

조종암 대표는 엑셈, 신시웨이, 선재소프트, 그루터 등을 ‘엑셈 연합군’으로 표현했다. 미국의 ‘EMC-VM웨어-피보탈’ 같은 ‘연합체(Federation)’다. 관계사 간에 협력할 부분은 긴밀하게 협력하고, 경영은 각자 영역을 존중하는 형태다. 그동안 한국 IT회사가 보여온 통상적 M&A와 약간 다르다.

조 대표는 “우리나라서 상장한 IT회사는 한국 1등을 한 상태에 상장하며, 대부분 핵심 역량에 집중한다”며 “1등이란 건 더 이상 한국에서 클 공간이 없다는 것이고, 성장을 주주에게 보여줄 방법은 해외진출뿐인데, 이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진출은 시간도 오래 걸리며, 그 사이 주주들이 다 떠나고 만다”며 “한국에서 성공한 SW회사는 모두 한국에서만 강하지, 성장이 정체돼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빠른 시간에 성과를 거둬 주주에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M&A라고 했다. 일정 수준 이상 매출을 보여온 기업을 인수하면 기업 가치가 일정 규모로 늘어난다. 여기에 기존 기술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면, 플랫폼으로 가는 길을 열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엑셈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 연합은 향후 긴밀하게 통합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선재소프트의 인메모리 DB 안에 신시웨이의 보안 기능을 포함시키고, 엑셈의 DBPM, APM 제품을 내장한 DB 제품이다.

엑셈-선재소프트-신시웨이 연합의 플랫폼 아키텍처

그의 말은 신시웨이 인수에 대한 답변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선재소프트, 그루터 등에 대한 접근을 설명하기 부족하다. 왜 합병이 아닌 연합을 택했는가다.

이는 우리나라 IT기업 창업주의 인식에 따른 것으로 설명된다. 한국의 IT기업 창업주는 회사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하다. 고생해 키워온 회사를 남에게 넘긴다는 것을 극히 꺼린다. 소유의식이 강한 만큼 협력도 쉽지 않다. 방어적 입장으로 다른 회사 협력하니 제대로 된 성과를 내기도 어렵다. 한국IT 시장에서 전략적인 M&A가 활발하지 않고, 현실성 없는 MOU만 남발되는 또 다른 이유다.

연합이란 방식은 상호 경영권을 보장하고, 내부적으로 자원 교류를 활발히 함으로써 양자의 경쟁력을 함께 높이는 전략이다. 조 대표는 “신시웨이와 선재소프트 모두 엑셈과 함께 하는 연합이란 미래에 동의해 흔쾌히 협력을 약속했고,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적극적으로 M&A를 했더니, 엑셈의 핵심역량에 더 많은 아이디어가 생기고, 해볼 여지가 많아졌다”며 “M&A로 핵심 역량을 확대했더니, 전열이 흩너지는 게 아니라 핵심 역량이 강화되더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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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셈과 조종암 대표의 글로벌 사업 전략도 ‘연합’과 맥을 같이 한다. 지사를 세우지 않고, 현지인과 함께 합작회사를 세우는 것이다. 엑셈은 일정 지분을 보장받고 제품 라이선스를 제공하면서, 경영과 영업권 전반을 합작법인에게 일임하는 형태다.

그는 “합작회사를 통해 현지의 실력있는 선수와 함께 하면, 지역 투자도 받을 수 있고 빠르게 주주에게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종암 대표는 “이제 엑셈을 DB모니터링 회사로 보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데이터 플랫폼 회사란 것이다. 그는 “성능관리는 앞으로 엑셈 서비스의 꽃일 뿐”이라며 “저변 기술과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기술을 가진 기술 플랫폼 회사로 엑셈 연합군을 응원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