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 분야 대표 기업인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서로의 미래를 위해 지분 관계를 청산했다. 한국 게임 산업의 발전을 위한 선택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넥슨은 15일 이를 위해 보유중이던 엔씨의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두 회사는 지난 2012년 힘을 합쳐 세계 게임 시장을 장악하자며 피를 섞었다. 넥슨이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의 지분 14.68%를 약 8천억원에 산 것. 이 지분 교환은 미국의 게임회사 EA를 인수하기 위한 사전 준비였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이 큰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두 회사는 EA 인수에 실패하고 난 뒤 지난해에는 심하게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세계 시장을 장악하겠다던 도원결의가 무색하게 갑자기 적으로 돌변한 것이다.
엔씨 1대 주주였던 넥슨이 게임 개발 등과 관련해 엔씨소프트가 비협조적으로 나온다고 판단해 경영권을 장악하려 시도했고 엔씨가 이에 강력히 반발한 것이다. 두 회사는 이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고 두 회사 모두 업계의 비판을 받았다.
한국 게임 산업이 위기에 빠진 상황인데 두 맏형이 싸움이나 할 때가 아니라는 게 비판의 요지였다.
이후 엔씨는 전격적으로 넷마블과 지분을 교환하며 경영권 분쟁을 사실상 마무리지었다.
이로써 넥슨은 굳이 엔씨 지분을 보유해야 할 이유가 사라졌다.
넥슨은 이후 지속적으로 예상됐던 바와 같이 결국 엔씨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당초 피를 섞을 때의 원대한 목표가 사라진데다, 일상적으로 협력하기에는 기업 문화가 서로 많이 달라, 경영권을 놓고 계속해서 갈등을 벌이기보다 아름다운 이별을 하기로 양사가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게임 업계 두 맏형이 싸우며 업계를 혼란스럽게 하다 비판받기보다 옛 우정을 지키며 서로 각자의 길을 가기로 한 셈이다.
이번 이별로 두 회사는 크게 손해보는 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넥슨은 엔씨 지분 15.08%를 전량 매각했는데 원화 가치로는 축소됐지만 엔화 가치로는 손해본 게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넥슨이 김택진 사장 지분을 인수하며 대금을 지불할 때 엔화 베이스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손해 본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김택진 대표는 이번에 넥슨이 판 지분 가운데 약 44만주를 다시 매수했다. 이는 엔씨 지분의 2%가 조금 넘는 수치다.
이로써 김택진 대표는 지분이 약 12%까지 늘어나게 됐다.
엔씨가 매각한 지분 가운데 나머지 약 13% 가량의 향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 나머지 지분이 향후 엔씨소프트의 경영권을 위협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증권가의 판단이다.
이미 15.08%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이긴 바 있고, 여기서 김대표가 추가 2%를 획득했으며, 나머지 지분은 분할 매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누가 이 지분을 인수하던 엔씨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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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이제 두 회사는 한국 게임 산업의 발전을 위해 각자의 길을 걸으며 선의의 경쟁을 보여주는 일만 남은 셈이다.
한편, 지난 15일 기준으로 보면 엔씨소프트 지분 구조는 넥슨(15.08%), 국민연금(11.76%),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9.98%), 넷마블게임즈(8.9%)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