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미국 한 대학이 보유한 특허권을 침해한 혐의로 1조원에 달하는 거액의 벌금을 물게 될 위기에 처했다.
미국 위스콘신 서부 연방지방법원 배심원들은 13일(현지 시각) 애플이 위스콘신대학이 보유한 휴대폰 칩 관련 특허권을 침해한 것으로 평결했다고 애플인사이더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앞으로 재판부는 특허권을 침해한 애플이 부담할 배상금 규모를 놓고 또 다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외신들은 특허권을 침해한 애플이 최대 8억6천240만 달러 배상금까지 부과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 위스콘신대학, 지난 해 1월 애플 제소
이번 소송은 위스콘신대학 동문 연구재단(WARF)이 지난 2014년 1월 제기했다.
WARF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사용되는 칩이 자신들이 1998년 취득한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WARF 특허권은 칩의 효율을 높이는 것과 관련된 기술을 담고 있다.
소송 과정에서 배심원들은 아이폰5S와 6 모델, 그리고 아이패드에 사용된 A7, A8, A8X 칩이 WARF 특허권을 침해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했다.
WARF가 지난 2006년 12월 출원한 이번 특허권은 ‘병렬처리 컴퓨터를 위한 테이블 기반 데이터 예측 회로’(특허번호 752)로 돼 있다.
WARF이 미국 특허청에 제출한 출원 문건에는 “예측 회로가 이전에 실행한 명령 관련 데이터를 토대로 좀 더 향상된 명령 수행이 가능하도록 해 준다”고 돼 있다.
이번 소송을 주재한 위스콘신법원의 윌리엄 콘리 판사는 재판을 크게 세 단계로 진행했다.
가장 먼저 이번 재판의 쟁점이 된 WRF 특허권의 유효성 논란을 다뤘다. WRF가 소송을 제기한 직후 애플이 쟁점이 된 752 특허권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특허청은 지난 4월 “752 특허권은 유효하다”면서 애플의 청원을 기각했다.
유효성 논란을 끝낸 다음엔 피해액을 산정한 뒤 마지막으론 애플이 고의로 특허권을 침해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릴 계획이다.
■ 인텔은 지난 2008년 재판 전 화해
이런 가운데 WARF는 지난 달엔 아이폰6S와 6S 플러스, 아이패드 프로 등 애플의 최신 제품도 자신들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면서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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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소송에서 패소한 애플 입장에선 또 다시 골치 아픈 상황으로 빠지게 된 셈이다.
한편 WRF는 지난 2008년엔 같은 혐의로 인텔을 제소했다. 하지만 양측은 재판 시작 하루 전에 극적으로 타협하면서 분쟁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