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이 EMC를 무려 67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시장에서 업계 재편의 가능성이 커졌다. 시스코시스템즈나 HP 같은 거물급 IT인프라 회사들이 델의 EMC 인수에 대응하기 위해 맞불작전 성격의 인수합병(M&A) 카드를 뽑아들 것이란 관측도 나돌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시장 분위기를 보면 큰 회사가 작으 회사를 집어삼키는, 통합 흐름이 오래전부터 이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통합이 대세를 장악한 것도 아니다. 통합 흐름의 다른 한쪽에는 한 회사가 2개로 쪼개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예를 들면 조만간 거대 IT업체 HP는 11월부터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을 담당할 HP엔터프라이즈와 PC 및 프린터 사업을 담당할 HP Inc로 쪼개진다.
시만텍의 경우 이미 시만텍과 정보 관리 솔루션 업체 베리타스로 분리가 마무리됐다. 시만텍은 지난 2005년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인 베리타스 소프트웨어를 135억달러로 인수했다가 10년만에 다시 옛날로 돌아가게 됐다. 한국 시장에서도 베리타스 한국지사인 베리타스코리아(대표 조원영)가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합병과 비교해 기업이 여러개로 나눠지는 사례는 많지 않다. 현재 시점에선 합병을 해야 판을 주도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합병을 통해 이사업 저사업 하다보면 상대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우물만 파는 회사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베리타스는 데이터 관리라는 한우물을 파다 시만텍에 합병된 후 다시 한우물을 파게 된 케이스다. 시만텍이라는 그늘에서 떨어져 나와 이전보다 성장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로선 순조로운 스타트를 했다는 것이 회사 내부 평가다. 회사 분위기가 합병할 때와는 다른 것 같다. 합병할 때는 어수선하고 구조조정 등 불안한 기운이 강할 수 박에 없지만 거꾸로 분리되는 상황에선 긍정적인 긴장감이 많다는 것이다. 시만텍에서 분리 이후 베리타스는 사람도 새로 뽑고 매출도 늘었다고 한다. 베리타스는 보안 업체 색깔이 강한 시만텍으로부터의 분리를 통해 정보 관리라는 회사 이미지도 보다 분명하게 가져갈 수 있게 됐다.
베리타스코리아는 지난 13일 새로운 베리타스의 시작(The Start of New Veritas)’을 주제로 개최된 ‘베리타스 솔루션 데이 2015’ 행사도 열고 차세대 정보관리 전략을 공개했다. 회사의 상징하는 키워드로는 정보, 가용성, 인사이트를 제시했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 나올 제품도 이들 키워드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게 회사측 설명이다. 베리타스코리아는 "정보를 다루는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용성과 통찰력"이라며 "가용성은 기업이 필요할대 정보를 받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이고, 인사이트는 어디에 무슨 데이터가 있는제 그때그때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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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코리아는 이번 세미나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와 빅데이터, 정보 거버넌스 요구 등으로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정보관리 과제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베스트 프랙티스를 공유하고, 다양한 사례들도 발표했다.
크리스 린 베리타스 아태 및 일본 총괄 사장은 "정보 데이터의 빠른 증가에 대응하고자 하는 기업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더 이상 스토리지 구입만으로는 이를 해결할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기업은 24시간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 가용성을 확보함으로써 정보 자산으로부터 가치를 창출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베리타스 전략도 이런 기업들의 요구에 맞추는데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조원영 베리타스코리아 대표는 “베리타스코리아는 국내 시장에서 정보관리 선도기업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세 가지 전략에 집중할 것”이라며, “첫째, 정보관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금융권 등 주요 산업분야에서 신규 시장을 적극 확대하고, 둘째,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정보 거버넌스 및 인사이트 등 새로운 시장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정보관리 솔루션을 제공해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셋째, 기존 LG엔시스에 추가로 코마스,이브레인테크를 총판사로 영입해 한층 강화된 파트너 에코시스템을 통해 국내 고객들의 효과적인 정보관리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