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가족대책위원회가 보상 문제에 집중하기 위해 조정위원회 측에 백혈병 조정 기일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삼성전자, 가대위는 지난달 보상위원회가 출범하고 보상 신청이 시작되는 과정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있다.
7일 삼성전자 백혈병 조정위원회는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반올림)’이 참석한 가운데 조정기일을 가졌다.
이 자리에 가대위는 불참했다. 가대위는 법무대리인이 참석해 “보상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조정기일을 보류해달라”는 의견만 전달했다. 가대위는 이미 보류해달라는 요청을 전날 서면을 통해 조정위에 보냈다. 이어 삼성전자 역시 조정기일 보류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상위원회 운영, 보상처리에 집중하기로 방향을 정해 조정위에 일정 보류의 의견을 전달했다.
이날 보상위원회에서는 일정 보류 요청과 함께 삼성전자, 가대위, 반올림이 각각 제출한 조정위 권고안 수정의견에 대한 얘기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반올림이 제시한 수정안이 새롭게 공개됐다. 반올림은 지난 8월 조정위에 15개에 달하는 강도 높은 수정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사단법인이 종료되는 날까지 매년 삼성전자 수익의 0.05%를 출연하라는 안도 포함됐다. 이는 매년 100억원 이상을 무한정 적립하라는 의미다. 삼성전자 작년 순이익은 23조4천억원으로 순이익의 0.05%는 117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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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근무경력 수개월의 단기 근무 근로자들도 보상대상에 포함하라는 등의 수정안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반올림의 강도 높은 수정안이 보상을 더욱 어렵게 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 아니냐며 협상의 의지가 없는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조정위 내부에서 각 주체간 갈등이 지속되는 동안 삼성전자 보상위원회는 1차 보상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까지 80명 이상이 보상 접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빠르면 이달 중순경 심사를 거친 발병자, 유족들에게 1차 보상을 실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