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질감 살린 e북 ‘크레마 카르타’

“선명한 화질, 편리한 휴대성 매력”

인터넷입력 :2015/10/02 15:53    수정: 2015/10/03 08:54

‘독서의 계절’ 가을이다. 찬바람이 불어오고 마음의 여유도 생기면서 올해가 가기 전 괜찮은 책 한권 읽어볼까 하는 마음에 서점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도서정가제 이후 책값은 더 올랐고,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사람들은 사실 가을에 더 독서를 많이 하지 않는 탓에 도서 시장은 비수기를 보내고 있다.

인터넷 서점 예스24가 네 번째 전자책 단말기를 내놨다.

이름은 ‘크레마 카르타’. 지난 2012년부터 일 년에 하나씩 출시한 셈이니 전자책 사업에 대한 예스24의 각별한 애정이 느껴진다.

책 안 읽기로 소문난, 그것도 보수적인 출판사와 작가들의 영향으로 전자책 시장이 여전히 걸음마 수준인 한국 시장에서 예스24가 전자책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하는 이유가 뭘까.

그 정답을 이번 크레마 카르타를 통해 확인해 보고자 했다. 또 기자를 포함해 ‘종이책 지지자’의 마음을 움직일만한 매력이 존재할지도 궁금했다.

■현존하는 전자책 중 종이책에 가까운 최고 화질

크레마 카르타는 현존하는 e잉크 방식의 전자책 단말기 중 최고의 사양을 자랑한다. 아마존 킨들 보이지, 코보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경쟁 제품으로 오는 5일 ‘리디북스 페이퍼’가 출시될 예정이지만 성능은 엇비슷하다. 따라서 성능 자체로 두 제품을 비교하는 건 사실상 무의미해 보인다. 한마디로 책 보는 데 두 기기 모두 불편이 없다.

일단 크레마 카르타의 사양을 보면 6인치 카르타 패널의 1448x1072 HD 디스플레이에 8GB 저장 공간을 갖췄다. 또 마이크로 SD카드로 최대 32GB까지 저장 용량 확장이 가능하다. 배터리는 1500mAH다. 무게는 182g, 두께는 8mm며 가격은 15만9천원이다.

종이책 인쇄 품질인 300PPI 고해상도와 e잉크 패널의 잔상 제거 기술인 리갈 웨이브폼을 적용해 종이책과 같은 느낌을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구형 단말기는 이전 페이지 잔상이 남아 불편이 따랐다면, 이번 제품은 잔상 자체도 적고 이를 개선해주는 기능이 들어갔다.

컴컴한 곳에서도 독서가 가능하도록 해주는 프론트 라이트 불빛은 약간 누르스름하다. 리디북스 페이퍼 라이트가 백열등 빛깔인 푸르스름한 것과 대조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크레마 카르타가 좀 더 눈이 편한 느낌을 준다.

외관 디자인은 심플하다. 전체적인 모서리 끝이 둥글고, 뒷면은 미끄럽지 않은 무광 재질로 돼 있어 손에 쥐고 있기 편리하다. 특별한 멋을 내지 않아 질리지 않고 깔끔해 보인다. 전원 버튼과 충전 및 마이크로SD 단자는 기기 하단에 있는데, 많이 누를 일은 없지만 전원 버튼이 하단 좌측에 위치한 건 조금 불편하다.

위에 언급했듯 크레마 카르타의 기기 사양은 리디북스와 별반 차이가 없다. 배터리 용량에 있어 리디북스가 2800mAH로 높지만 전략 소모가 적은 만큼 큰 불편은 없다. 가격 면에서도 크레마 카르타가 리디북스 대비 1만원 더 비싸지만, 대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다.

■‘크레마 카르타’ 장단점 찾아보니

그럼에도 크레마 카르타의 강점은 확실히 존재한다. 바로 ‘열린서재’로 사용자가 원하는 뷰어를 설치해 다양한 도서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예스24가 아닌 알라딘, 교보, 반디앤루니스, 리디북스 등의 뷰어 apk 파일을 설치해 다른 곳에서 구매한 전자책을 불러와 볼 수 있다.

또 크레마 카르타는 와이파이를 연결해 인터넷 브라우저 창을 띄우고 간단한 웹 서핑도 이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사실 누구나 스마트폰이 있고 항상 옆에 끼고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아 보이진 않는다.

아울러 구매한 책 뿐 만 아니라 공공도서관과 대학도서관,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공급하고 있는 예스24, 알라딘의 전자도서관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단, 각 전자도서관은 개별 로그인 기반이어서 불편이 따른다.

이 외에도 스토어 기능이 있어 단말기 내에서 보고 싶은 책을 검색하고, 결제할 수 있는 점도 리디북스 페이퍼에는 없고 크레마 카르타에만 있는 기능 중 하나다. 도서 콘텐츠의 경우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생각보다는 많았다.(공식 콘텐츠 수 25만, 무료 콘텐츠 5만)

크레마 카르타는 이전 버전인 ‘크레마 샤인’보다 글씨가 더 선명하게 보여 종이책에 조금이나마 더 가까워졌다는 점에서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무게가 3g 정도 덜 나가고, 두께가 1.5mm 정도 얇아졌지만 사실 큰 차이는 없다. 다시 말해 ‘화질’이 가장 뚜렷한 차이다. 확실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텍스트를 읽는 것보다 눈이 덜 피곤하다. 종이책의 아날로그적인 감성도 적게나마 느껴진다.

반대로 굳이 크레마 카르타의 단점을 찾자면 단말기 자체에 있다기 보다 예스24 홈페이지 전자책 페이지 구성이 세련되지 않다는 데 있다. 어떤 책을 구매할까 정해지지 않은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한방’이 경쟁사 대비 부족해 보인다. 최근 트렌드인 특정 주제나 성향에 최적화 된 큐레이션 서비스가 빠져있다.

■전자책 편견 줄여준 ‘크레마 카르타’

여전히 종이책의 매력을 고집하는 독서 애호가들이 적지 않다. 매번 전자책은 손맛이 없고, 특유의 향도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자책 가격이 더 낮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전자책의 매력은 책보다 휴대가 간편해 더 많은 독서가 가능하다는 점, 충분해 보이진 않지만 책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데 있다.

예스24 디지털머니

예스24의 디지털머니 충전제도를 적절히 활용하면 크레마 카르타에서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독서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확실한 경쟁력이다. 이벤트적으로 주어지는 예스24의 ‘크레마머니’도 책값 부담을 줄여준다. 크레마머니는 도서 구매 시 책값 중 일부를 지불할 수 있는 일종의 사이버 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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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크레마 카르타를 사용해 보니 단말기 가격은 솔직히 부담스런 수준이다. 회사가 단말기 판매로 남기는 수익이 없는 것은 잘 알지만, 그래도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넘어갈까 고민하는 독자들을 확 끌어들이기엔 적지 않은 액수다.

그럼에도 분명 부지런히 오르는 책값에 부담을 느낀 독서광들에게 이제는 전자책도 괜찮다고 권할 수준까지 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더 편리하게 더 많은 양의 독서를 하고 있는 스스로를 크레마 카르타를 통해 발견했기 때문이다. 디자인이나 성능 등 기기 자체로서의 매력도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