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다 "소외 계층에 게임의 재미와 행복을"

게임입력 :2015/10/01 10:50    수정: 2015/10/02 11:04

박소연 기자

“우리는 손만 뻗으면 게임을 할 수 있지만 단 한 번도 게임을 접해본 적 없는 이들이 있다. 이들에게 게임의 즐거움을 알려주자는 게 모두다의 목표다. 국내 발달장애인의 78%가 TV를 보며 여가 시간을 보낸다. 소외 계층 여가 생활의 현실이다. 게임이 이를 바꿀 수 있으리라고 본다.”

지난 6월 설립한 신생 소셜 스타트업 모두다(대표 박비)는 사회복지에 게임을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찾고 있는 착한 기업이다. 게임의 좋은 가치를 믿는 젊은 대표가 장애인들과 함께 게임을 하겠다고 만들었다. 함께 즐기는 것만으로도 내일을 바꿀 수 있다는 기분 좋은 믿음이다.

아직 반 년이 채 안됐지만 남궁훈 엔진 대표, 베어베터(대표 이진희, 김정호), 행복한바오밥(대표 이근정), 마이크로소프트, 사회연대은행, JP모간 등이 든든한 지원으로 응원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박비 모두다 대표

모두다는 움직이고 싶은, 다양한 체험을 해보고 싶은 문화 소외계층의 니즈를 게임으로 푼다.

장애인, 노인 등 문화 소외계층은 TV시청 외에 별다른 여가 생활이 없다. 장애인의 경우 약 80%의 발달장애인이 여가로 TV시청을 즐긴다. 나들이는 월례행사 수준으로 드물고 시설 입장에선 비용이나 수고가 많이 든다.

“봉사활동을 가서 모바일 게임을 하고 앉아 있었더니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이 관심을 많이 가졌다. 같이 게임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키넥트를 가지고 가 볼링을 쳤는데 그 날 게임이나 볼링을 처음 접해보는 이들이 많았다. 반응이 폭발적이었고 개인적으로도 너무 재밌었다.”

박비 대표의 개인적인 경험을 살려 모두다의 대표적인 활동 ‘나를 찾는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현재는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 내부 플레이룸과 발달장애인단기보호시설 센터봄에서 진행 중이다.

‘나를 찾는 프로그램’은 각 문화 소외계층 집단에 맞춰 가장 좋은 형태의 게임 이용방식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운동할 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처럼 게임 전문가가 어떤 게임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커리큘럼을 설계해주고 이용을 지도한다. 기립이 안 되는 장애인을 위해서는 엎드려서도 할 수 있는 후르츠 닌자를 하게 하는 등 개인 및 집단의 특성에 따라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장애인들에 게임은 끊임없이 자존감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게임을 통해 내가 못했던 걸 누군가와 같이 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계속 플레이하면서 규칙을 익히는 등 일반인보다 느리지만 더 확실히 배워가기도 한다. 장애도가 높은 장애인에겐 게임을 하면서 움직이는 것 자체가 큰 의미다.”

주로 사용하는 건 마이크로소프트의 동작인식 기기 키넥트다. 어떤 장애가 있더라도 키넥트를 사용하면 게임을 즐길 수 있어서다. 상지기능에 장애가 있는 이들은 일반적인 컨트롤러를 사용하기 힘들다. 기기를 쥐는 것 자체가 어렵다. 이외에 보드게임, 퍼즐, 닌텐도 위 등 다양한 게임을 활용해 프로그램을 설계한다.

추후에는 PC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게임들도 교육만 있다면 장애인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실제로 장애도가 낮은 장애인들의 상당수가 소셜네트워크를 이용하며 넷마블게임즈 ‘모두의 마블’같은 기존 게임도 활발히 즐긴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프로그램 매차가 e스포츠 결승전 저리가라다. 참여 장애인들은 게임 특유의 화려한 이펙트와 직관적인 결과, 보상이 주는 동기부여를 즐긴다. 궁극적으로는 참여 장애인들이 함께 사회적인 교류 활동을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처음엔 되게 이기적이다. 내가 먼저 해야 하고 내가 다 하고 싶고 그렇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잘하면 함께 기뻐해주고 지면 응원해주는 걸 배워 나간다. 페어플레이 같은 스포츠 정신을 게임을 통해 쉽고 빠르게 배우는 거다.”

장애인 게임 마스터 활동 모습

모두다는 이에 더해 프로그램의 보조강사로 장애인 고용을 연계한다. 프로그램 진행 전반을 돕는 장애인 게임 마스터(게임 전문가) 육성이다. 장애인 스스로가 장애인이 이용하는 프로그램을 서비스하게 하는 모델을 통해 여가 재활 뿐 아니라 직업 재활의 기회도 부여하는 것이다.

이미 2명의 장애인 게임 마스터가 지난달 ‘2015 함께서울 정책박람회’ 부스 행사에 보조 강사로 나서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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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후에는 장애인 외에 노인 치매 예방을 목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모두다 프로젝트의 대상 소외 계층을 넓히는 게 목표다. 가능성은 있다. 북미에서는 커뮤니티 센터를 중심으로 잘하는 시니어가 비용을 받고 못하는 시니어에서 위 유 볼링 등 게임을 가르쳐주는 모델이 대중화되어 있다.

“모두다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재미다. 이미 많은 장애인들이 모두다를 통해 나는 이만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찾고 있다. 재미와 행복을 주는 디즈니랜드처럼 모두다를 재미있어서 하고 여기 오면 재밌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