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본격적인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올해도 어김없이 '하투(夏鬪)'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르노삼성자동차, 한국GM, 쌍용자동차 등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모두 무분규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다.
1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이날 노조는 울산공장 문화회관에서 전국 대의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발생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노조는 전날 임단협 현안과 교섭 과정, 대책, 임금 및 단체협약과 별도로 진행하고 있는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 교섭 상황 등을 대의원들에게 보고했다.
노조는 이날 결의안 채택 후 곧바로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발생 조정을 신청했다. 조정결과는 10일 안에 나올 예정이다. 만약 중노위가 '노사간 견해 차가 크다'며 조정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 요건을 갖추게 된다.
노조는 조정 기간 동안 전체 조합원 4만7천여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노조가 올해도 파업을 벌일 경우 현대차는 2012년 이후 4년 연속 노사분규 사업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월 2일 상견례 후 60여개 안건을 조율했지만 아직 합의한 사항이 없다. 특히 노사는 지난달 27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과 이경훈 노조위원장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2차 교섭을 가졌지만, 노조의 일괄 제시안 요구에 사측이 거부하자 곧바로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임금 15만9천900원(기본급 대비 7.84%)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월급제 시행 ▲정규직과 비정규직 전원 완전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국내공장 신·증설 즉시 검토 ▲해외공장 생산량 노사 합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경우 불요불급한 자산 매각 ▲정년 최대 65세까지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대내외 경영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노조의 요구안을 그대로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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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도 여전히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현대차그룹이 도입을 발표한 임금피크제에 대해서도 노조는 '올해 단체교섭 의제가 아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작년에도 8~9월 이어진 노조의 부분파업 및 잔업·특근 거부로 차량 4만2천200여대를 생산하지 못해 약 9천100억여원의 손실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