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광고 차단…꿩 먹고 알 먹는 애플

iOS9부터 허용…주수익원인 앱은 그대로 놔둬

홈&모바일입력 :2015/08/31 11:43    수정: 2015/09/01 07:57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9월 모바일 광고 시장에 초대형 태풍이 몰려 온다. 애플이 9월 선보일 iOS9에서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를 허용하기로 한 때문이다.

특히 애플은 모바일 브라우저의 광고 차단 기능은 대폭 수용하면서 자신들의 주수익원은 앱은 그대로 놔둬 '꿩 먹고 알 먹는' 수를 뒀다는 평가도 적지 않은 편이다.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는 그 동안 데스크톱PC에서도 꽤 사용돼 왔다. 페이지페어와 어도비가 공동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사람이 2억 명에 육박한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해에 비해 41% 가량 늘어난 것이다.

애플이 9월 출시 예정인 iOS9부터 모바일 사파리 브라우저 광고 차단 기능을 대폭 허영한다. (사진 = 씨넷)

이에 따라 지난 해 광고 차단 기능 때문에 발생한 매출 손실은 117억 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 광고 매출 의존하는 구글도 타격 받을 듯

월스트리트저널은 30일(현지 시각) 애플이 iOS9에서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를 허용할 경우 구글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애플이 앱에서는 광고를 그대로 놔두면서 모바일 웹에서만 차단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적했다.

물론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는 애플이 직접 만드는 것은 아니다. iOS9부터는 모바일 사파리 브라우저에서 광고 차단 기능을 쉽게 탑재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능이 추가될 경우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애플 입장에서는 광고 차단 기능 도입으로 여러 가지 이득을 누릴 수 있다. iOS 이용자들이 모바일 웹에 방문했을 때 좀 더 빨리 로딩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반면 애플이 iOS9에서 광고 차단 기능을 작동할 경우 구글은 매출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적했다. 구글은 각종 개인 정보를 토대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모바일 광고 시장, 어느 정도 타격받을까

이런 부분은 애플이 앱 광고에 대해선 차단 기능을 작동시키지 않는다는 점과 맞물려 더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앱은 애플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현재 애플은 앱을 통해 올리는 수입의 30%를 수수료 형식으로 받고 있다.

애플이 모바일 웹에서는 광고 차단 기능을 적용하도록 하면서 앱 광고는 그대로 허용하는 것은 이런 부분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주목할 부분은 애플이 iOS9에 애플 뉴스앱을 포함시킬 계획이란 점이다. 여기에 주요 언론사들이 콘텐츠를 공급할 예정이다. 물론 애플은 여기서 올리는 광고 매출 역시 30%를 받도록 돼 있다.

수잔 프레스콧 부사장이 애플 뉴스 앱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씨넷]

반면 애플의 이번 조치로 언론사를 비롯한 콘텐츠 업체들은 모바일 광고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 디지털 퍼블리셔들의 연합인 디지털 콘텐트 넥스트의 제이슨 킨트 최고경영자(CEO)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광고 차단은 실질적일 뿐 아니라 계속 커지고 있는 문제”라면서 “iOS에 그 기능을 추가한 것은 이런 문제를 가속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과연 애플발 ‘모바일 광고 차단 광풍’은 어떤 파장을 몰고 올까? 언론사를 비롯해 광고 매출이 주수익원인 업체들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번 조치는 애플에겐 ‘실리와 명분을 동시에 챙기는’ 묘수가 될 가능성이 많다는 점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