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파워트레인을 업그레이드해 새롭게 진화한 코란도로 또 다시 승부수를 던졌다.
올해 티볼리 가솔린 모델과 디젤 모델을 연이어 선보이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은 쌍용차는 성능을 강화하고 효율성을 높힌 '코란도C LET 2.2모델'을 지난달 초 새로 선보였다. 이를 통해 중형 SUV시장에서의 입지도 한층 강화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코란도C LET 2.2에는 유로6 기준을 만족하는 e-XDi220 엔진이 새롭게 적용됐다. 여기에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신속한 변속성능과 부드러운 주행감각을 제공한다.
특히 코란도C LET 2.2는 최근 배기량을 낮춰 효율성을 높이는 자동차업계의 다운사이징 트렌드와는 달리 이례적으로 업사이징을 통해 동력성능과 연비를 강화시켰다. 새 엔진은 쌍용차의 엔진개발철학인 '일상에서 체험하는 파워 드라이빙'을 구현하기 위해 LET(Low-End Torque) 콘셉트에 따라 개발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쌍용차는 올 하반기 최대 기대주로 코란도C LET 2.2를 꼽고 있다. 올 1~7월 쌍용차 내수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36.6% 증가한 5만3천620대를 기록했다.
상반기 실적 견인의 주역인 티볼리와 함께 하반기 코란도C LET 2.2를 첨병으로 내세워 내수시장 상승세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코란도 C 2.2 LET의 계약량은 이전과 비교해 소폭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란도C LET 2.2의 시승은 서울 양화로에서 강원도 춘천 강촌 문배마을을 왕복하는 약 20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시승차는 코란도 C LET 2.2 DX 트림이었다.
전통적인 SUV 이미지를 계승하면서 곡선과 볼륨감으로 남성미를 강조한 외관은 기존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롭게 적용된 고휘도(HID) 헤드램프와 클리어 타입 방향지시등, 18인치 다이아몬드 커팅 휠 등이 눈에 띈다.
일단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자 너무 물렁하지도 딱딱하지도 않은 시트가 안정감을 준다. 2단계 조절이 가능한 통풍시트는 무더운 여름철 운전에도 큰 도움이 된다. 2열 뒷좌석은 뒤로 17.5도를 눕힐 수 있어 쾌적함과 활용성을 배가했다.
실내에는 티볼리에 적용했던 6컬러 슈퍼비전 클러스터(계기반)가 새롭게 추가됐다. 스마트폰과 연동 가능한 7인치 컬러 디스플레이도 적용됐고 명품 오디오 메이커인 하만 그룹의 인피니티 사운드 시스템을 채택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무선 연결 방식이 아닌 점은 다소 아쉽다.
시동을 걸자 카랑카랑한 디젤엔진의 엔진음이 들렸다. 양화로를 나서며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과 실내 소음에 주목했다. 디젤 엔진을 얹은 SUV를 탈 때마다 거슬렸던 진동은 거의 느낄수 없었다. 이전보다 한층 부드럽고 정숙해진 느낌이다.
강변북로로 방향을 잡고 가속 페달에 힘을 주자 강력한 엔진의 힘이 느껴졌다. 최고출력 178마력, 최대 토크 40.8㎏·m의 2.2리터 e-XDi200 엔진이 지닌 순발력은 중저속 구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이전 모델에서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됐던 답답한 가속성은 찾아보기 힘들다.
코란도 C LET 2.2는 2.0리터 모델 대비 최고출력은 19.4%, 최대토크는 11% 각각 향상됐다. 엔진 사이징을 키우면서도 기존 모델보다 토크는 강해지고 연비는 향상시킨 성공적인 업사이징의 대표적인 사례인 셈이다. 쌍용차는 이 모델에 탑재된 2.2리터 엔진을 향후 모든 차종에 적용할 예정이다.
특히 코란도C LET 2.2의 가장 큰 장점은 최대 토크가 저속구간인 1천400rpm부터 2천800rpm에 달하는 넓은 영역에서 발휘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고속 구간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경쾌한 가속 성능을 맛볼 수 있다. 경쟁차종들의 최대토크 영역은 현대차 올 뉴 투싼(1천750~2천750rpm)과 기아차 스포티지 R(2천~2천500rpm), 한국GM 캡티바(1천750~2천250rpm) 등이다.
올림픽대로를 빠져나와 경춘고속도로에 들어서 가속페달을 힘껏 밟자 금새 시속 100km를 넘어 130km까지 가볍게 치고 올라갔다. 과속카메라가 산적한 구간인 만큼, 잠시만 방심해도 금새 규정속도를 넘어가 감속을 반복하기 일쑤였다.
고속의 곡선 구간에서도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높아진 토크로 코너링시 감속과 가속을 반복해도 신속하게 반응하며 치고 나간다. 오르막 구간도 힘들이지 않고 올라간다.
다만 150km를 넘어 고속으로 치고 올라갈수록 디젤 엔진 특유의 떨림이나 노면 소음이 다소 느껴진다. NVH(진동·소음)에 민감한 운전자들이라면 호불호가 갈릴 법하다.
실내공간도 여유로워 패밀리카로 제격이다. 뒷좌석의 레그룸은 신장 177㎝의 기자가 앉아도 넉넉하다.
코란도C LET 2.2의 공인 연비는 자동변속기 기준 리터당 13.3km다. 기존 모델보다 3.9% 오른 수준이다. 이날 실제 주행에서는 리터당 12.4㎞의 연비를 나타냈다. 과속과 급제동을 거듭하는 시승의 특성을 감안하면 의미없는 차이다. 실제 이날 200km 구간을 왕복 시승한 뒤 꽉 찼던 연료게이지는 한 칸 정도밖에 줄지 않았다.
기존 모델보다 가격은 소폭 상향됐다. 세금도 높다. 성능과 효율성이 향상된 대가다. 판단은 소비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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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란도 C LET 2.2의 판매 가격은 트림에 따라 ▲KX 2천185만원 ▲RX 2천540만~2천670만원 ▲DX 2천820만원 ▲Extreme 2천597만원이다.
경쟁차종인 현대차 올 뉴 투싼은 2천250만~3천100만원, 기아차 스포티지R은 2천65만~3천15만원, 한국GM 캡티바는 2천741만~3천507만원에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