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티볼리'가 국내 자동차 시장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초반 기선을 틀어잡았다. 올 초 티볼리 가솔린 모델을 선보이고 내수 판매에서 우위를 달리던 쌍용차는 지난달 디젤 모델을 추가로 내놓으면서 하반기 시장 공략에 불을 붙였다.
업계에서는 '티볼리' 가솔린 모델이 국내 시장에서 독립된 세그먼트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가운데 디젤 모델의 추가 투입이 적기에 이뤄졌다는 평가다. 내수에서 디젤 차량의 판매 비중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호재다. 올 상반기 기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 차량의 판매 비중은 50%대를 넘어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쌍용차는 내수시장에서 총 4천11대의 티볼리를 팔아치우며 출시 이후 월간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이중 디젤 모델은 1천824대가 판매돼 약 45%의 판매 비중을 차지했다.
티볼리 판매 대수는 지난달 총 국내판매(8천210대)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치다. 지난달 내수 신장율은 전년동기 대비 36.2%에 달했다. 올 1~7월 국내판매 역시 5만3천620대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6% 늘었다. 같은 기간 티볼리는 2만2천535대가 팔려나가며 전체 내수를 견인했다.
올해 쌍용차가 내세운 티볼리의 내수판매 목표는 3만5천대다. 남은 5개월여 동안 1만3천여대를 더 판매해야 한다. 가솔린 모델의 지속적인 판매량과 디젤 모델의 신차 효과를 감안하면 초과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지난달 초 디젤 모델의 가세 이후 티볼리의 월 계약물량은 8천여대를 넘어섰다. 이중 가솔린 모델의 비중은 약 55%에 달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상반기 티볼리 가솔린 모델이 볼륨을 키우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면서 "유로6 기준을 충족하는 디젤과 4WD(사륜구동) 모델의 추가로 하반기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젤 모델이 지난달 6일 출시 이후 판매가 본격화 돼 판매일수가 그다지 길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향후 판매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쌍용차는 이르면 내년 1월께 티볼리의 롱바디 버전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고객 선택 폭을 넓혀 수요를 한층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티볼리 롱바디는 현재 개발을 마치고 막바지 테스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수시장에서 소형 SUV의 판매 지평을 연 르노삼성자동차의 'QM3'는 지난달 2천394대가 판매돼 전년동월 대비 3배가 넘는 판매 신장율을 기록했다. 티볼리에 다소 밀리는 형국이지만 하반기 유로6 기준을 만족하는 QM3를 선보일 예정인 만큼, 판매에 다시금 속도가 붙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한국GM은 오는 9월 트랙스 디젤을 선보이고 소형 SUV시장에서 반전을 모색한다. 이미 지난달 23일부터 사전계약에 들어갔다.
트랙스 디젤에는 GM 유럽 파워트레인이 개발하고 독일 오펠이 공급하는 4기통 1.6 CDTI 디젤 엔진과 GM 전륜구동 차량 전용 3세대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135마력의 최대출력과 최대토크 32.8 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한국GM의 트랙스는 국내 소형 SUV 시장의 포문을 연 모델이지만 그동안 판매량은 경쟁모델에 뒤쳐져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은 6천178대로 6.9% 늘며 소폭의 신장세는 유지하고 있다.
한국GM은 그동안 디젤 모델에 대한 시장 요구가 컸던 만큼, 트랙스 디젤 출시를 통해 티볼리, QM3 등 경쟁모델들과 판매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트랙스의 장점인 안전성과 성능에 디젤 엔진의 효율성을 접목시킨 모델인 만큼 내심 판매량 역전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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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6 2.0 디젤 엔진과 다운사이징한 1.7ℓ 디젤 엔진의 2가지 라인업을 갖춘 현대차 신형 투싼은 지난달 4천209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소폭 늘었다. 다만 전월 대비로는 14.6% 감소해 3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젊은 층을 겨냥한 1.7 모델은 2천105대가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티볼리 디젤 모델의 가세로 소형SUV 시장에서 선두 수성에 성공했다"며 "한국GM의 트랙스가 내달 선보이는 데 이어 하반기에는 기아차 스포티지 1.7모델을 비롯해 수입차업체들의 소형 SUV 출시도 예고돼 있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