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오는 9월 유로6을 적용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 디젤' 모델을 출시한다. 파워트레인은 교체되지만 내외관 변경은 없다.
한국GM의 트랙스는 국내 소형 SUV 시장의 포문을 연 모델이지만 그동안 판매량은 경쟁모델에 뒤쳐져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같은 가솔린 모델인 티볼리에 비해서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졌고 디젤 소형 SUV인 QM3에 비해서는 연비 등 효율성 측면에서 밀렸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티볼리와 QM3가 1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승승장구 하는 동안 트랙스는 5천307대 판매에 그쳤다.
21일 한국GM에 따르면 쉐보레 '트랙스 디젤'의 9월 출시가 확정됐다. 한국GM은 오는 23일부터 사전계약에 돌입, 출시 전까지 판매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국GM이 공식 출시를 한 달여 이상 남겨두고 일찌감치 사전계약에 돌입하는 이유는 경쟁모델들의 수요 선점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쌍용차는 이달 초 티볼리 디젤을 이미 선보였고, 르노삼성은 하반기 유로6를 적용한 QM3를 새로 출시한다.
트랙스 디젤의 파워트레인은 유럽시장에 수출하는 오펠 '모카'에 탑재된 1.6ℓ 디젤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최고출력 135마력에 최대토크 32.8kg.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최근 출시된 티볼리 디젤이나 QM3와 비교해 주행성능은 월등히 앞선다.
가격은 새로운 엔진 개발에 따른 인상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200만원 안팎에서 인상 폭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트랙스 디젤의 가격은 2천150만~2천500만원대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티볼리 디젤(2천45만~2천495만원), QM3(2천280만~2천570만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그동안 미흡했던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다만 기존 가솔린 모델에서 호불호가 갈렸던 인테리어의 변경은 없다. 특히 '심플하다', '오락실 계기판 같다' 등 취향을 심하게 탓던 클러스터(계기판)도 가솔린 모델과 동일하다.
최근 자동차동호회 등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오펠 모카의 인테리어가 트랙스 디젤에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불거졌으나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GM 관계자는 "트랙스는 유럽에서는 오펠 브랜드의 '모카'로, 북미에서는 뷰익 브랜드의 '앙코르'로 선보이는 GM의 글로벌 차종"이라면서 "각각의 브랜드가 디자인 정체성을 갖고 있어 서로 믹스(MIX)하는 것은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향후 고객 요구사항 등을 수용해 실내 개선 등 상품성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선보일 트랙스 디젤의 인테리어 변경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경쟁차종을 의식한 가격 책정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트랙스 디젤의 경우 새로운 엔진을 탑재하는 데다가 디자인 변경까지 이뤄질 경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 "이 경우 시장에서 경쟁하는 동급 모델은 물론 상위 모델에도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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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업체들 역시 소형 SUV 시장 점유율 확대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쌍용차는 이달 초 출시한 티볼리 디젤 모델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티볼리 디젤은 현재 가솔린 모델보다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티볼리 디젤에 대한 시장의 초기 반응은 일단 뜨겁다. 지금 계약해도 약 1개월 후에야 차를 인도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르노삼성은 해외에서 판매 중인 유로6 기준을 만족하는 QM3를 하반기께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기아차 역시 오는 3분기 출시 예정인 신형 스포티지에 1.7디젤 모델을 추가하고 소형 SUV시장 출격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