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콘솔 게임기기 전면 개방...향후 구도는?

콘솔 기기는 허용, 콘텐츠는 규제

게임입력 :2015/07/27 11:03    수정: 2015/07/27 11:25

박소연 기자

콘솔 게임 업계에 거대 시장이 열린다. 중국 정부가 15년 만에 콘솔 게임기기 시장 전면 개방을 선언하면서다. 콘솔 게임 업계가 PC온라인과 모바일, 웹에 익숙한 중국 이용자들의 시선을 TV 앞으로 집중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단 중국 정부의 폐쇄적인 콘텐츠 규제 정책은 계속될 예정이어서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반응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문화부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중국 전역에서 자국 및 외국 기업의 콘솔 게임기기 제작과 판매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등 주요 콘솔 게임 업체들은 플레이스테이션, X박스, 닌텐도 등 각종 콘솔 게임기기를 중국 전역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시장이 점차 축소되고 있는 콘솔 업체들로서는 이번 중국 시장 개방에 사활이 달려있다.

하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시장 규모가 워낙 큰 덕에 일정 이상의 판매량은 기대되지만 중국 정부의 엄격한 콘텐츠 검열이 남아 있는 한 한계가 있다는 것. 이는 상하이자유무역지대에서도 확인된 결과다.

중국 정부가 콘솔 게임 시장 전면 개방을 선포한 것은 지난 2000년 콘솔 게임기기 판매 금지 이후 15년 만이다.

지난 2000년 당시 중국 정부는 ‘게임기 금지령’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내 모든 콘솔 게임기기 판매를 금지했다. 콘솔 게임이 청소년의 육체적, 정신적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게 이유였다.

이에 홍콩, 일본 등지로부터 콘솔 게임기기를 밀수입해 판매하는 그레이마켓이 크게 성장하기도 했지만 중국 정부의 폐쇄적인 방침은 14년 간 요지부동이었다.

중국 정부가 변화의 기색을 보이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1월 상하이자유무역지대에 한해 해외 콘솔기기 금지 정책을 철회, 해외 업체도 관계 기관의 승인을 받아 중국 내에서 콘솔 게임기기를 유통제조판매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거대한 게임 시장을 자랑하는 중국.

비록 상하이자유무역지대 한정이었지만 업계에 미친 파장은 컸다. 하락세를 거듭 중인 콘솔 업계가 중국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 낼 수 있으리란 기대였다.

이에 MS와 소니가 각각 지난해 9월과 지난 3월 X박스 원과 PS4의 중국 판매를 시작하며 중국 진출에 나섰다. 하지만 이들의 중국 성과는 업계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의 폐쇄적인 콘텐츠 규제가 가장 큰 장애로 꼽혔다. 중국에 출시된 모든 기기들은 지역 잠금 기능이 추가됐으며 GTA5, 콜오브듀티 등 글로벌 인기 타이틀은 폭력성을 이유로 중국에 출시되지 못했다.

MS는 지난해 9월 X박스 원 출시 당시 80종 이상의 게임 타이틀을 출시하려던 계획이었으나 ‘댄스 센트럴 스포트라이트’ ‘키넥트 스포츠 라이벌’ ‘파워스타 골프’ 등 10종만이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 대중에 공개됐다. 사정이 이러자 중국에선 여전히 그레이마켓이 활개를 치고 있다.

아시아 마켓 리서치 전문 업체 니코파트너스가 올 연말까지의 PS4, X박스 원 중국 판매량을 55만 대 이하로 예측한 이유다. PS4의 지난해 1월 미국 판매량이 37만 대 이상이라는 걸 감안하면 매우 저조한 수치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것. 중국 정부는 콘솔 게임기기 시장 개방만을 선언했을 뿐 콘텐츠에 대한 방침에는 변화의 뜻을 밝히지 않았다.

만약 중국 정부의 지속적인 폐쇄 방침으로 마땅한 킬러 콘텐츠가 출시되지 못할 경우 콘솔 게임기기 자체의 경쟁력도 갖춰지기 힘들다. 특정 타이틀을 즐기기 위해 기기를 구입하는 이용자가 있을 정도로 콘솔 게임 업계에서 타이틀은 단순한 콘텐츠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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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대부분의 중국 게임 이용자들은 이미 PC와 모바일로 게임을 즐기는 데 익숙해져 있는 상황. 콘솔 업계가 타개해나가야 할 길이 만만치 않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15년 만에 콘솔 게임 시장 완전 개방을 선언하며 업계의 기대를 끌어올렸지만 콘텐츠 검열이 계속된다면 큰 성과를 내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미 모바일로 넘어간 중국 게임 시장이 이번 개방을 계기로 콘솔로 회귀할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