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치타' 자연번식 국내 최초 성공

에버랜드 동물원서 3마리 탄생

과학입력 :2015/07/24 14:21    수정: 2015/07/24 14:21

이재운 기자
에버랜드는 국내 최초로 자연번식을 통해 태어난 치타 3남매를 24일 언론에 공개했다. 치타는 현재 국제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돼있다. [사진=제일모직]
에버랜드는 국내 최초로 자연번식을 통해 태어난 치타 3남매를 24일 언론에 공개했다. 치타는 현재 국제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돼있다. [사진=제일모직]

에버랜드는 국내에선 최초로 자연번식을 통해 태어난 아기 치타 3마리를 24일 공개했다.

암컷 1마리, 수컷 2마리인 이들은 지난달 17일 태어날 당시 키 25cm, 체중은 480g에 불과했으나 생후 40여일이 지난 지금은 키 50cm, 체중은 20kg로 증가하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치타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보호 협약인 CITES (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of Wild Flora and Fauna)에서도 최상급인 '부속서 1종'으로 지정된 희귀 동물이다. 동물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약 7천500여 마리만 남아 있는 치타가 지금처럼 개체수 감소가 이어진다면 2030년 경에는 야생에서 자취를 완전히 감출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치타는 먹이가 나타나면 100미터를 3초대에 주파할 정도인 순간 시속 110km의 빠른 속도도 달려가 상대를 제압하는 유능한 사냥꾼이지만, 지나치게 예민한 성격과 1년에 1∼2일에 불과한 가임 기간으로 인해 번식이 매우 어렵다. 이렇게 어렵게 태어난 어린 치타들도 맹수의 공격으로 인해 6개월 생존율이 10%에 불과하다.

에버랜드는 지난 2007년 치타를 도입한 이래 사육사와 수의사로 구성된 사내 학습회를 통해 치타를 연구하고, 해외 벤치 마킹을 다녀오는 등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치타 종 보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8년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

문인주 에버랜드 동물원 사육사는 "어미 치타가 신체·정신적으로 안정적인 건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가임 기간과 출산이 임박한 시기에는 10여명의 동물원 직원들이 몇 일 밤을 꼬박 새면서 비상대기하며 건강한 새 생명 탄생을 위해 최적의 환경을 조성했다"고 전했다.

3남매의 탄생으로 에버랜드는 총 9마리의 치타를 보유하게 됐으며, 다음달 초부터 일반 관람객들에게 아기 치타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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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는 지난 2013년 오픈한 생태형 사파리 '로스트밸리'에서 치타와 코뿔소가 공존하는 야생의 모습을 공개하고 있는데, 로스트밸리의 운영이 동물들의 건강과 번식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3년 오픈한 생태형 사파리 '로스트밸리'에는 30종, 300여 마리의 동물들이 살고 있으며, 지난 2년간 사자, 무플론, 얼룩말 등 10종 42마리의 새 생명이 태어났다. 로스트밸리는 인위적인 펜스, 철망 등 장벽을 설치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야생과 유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바위, 협곡, 동굴, 늪 지대 등을 조성해 동물들의 활동성을 강화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