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아이폰이 문제였다. 애플이 6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도 주가 폭락을 피하지 못했다.
애플은 21일(현지 시각) 지난 6월 마감된 2015 회계연도 3분기 매출 496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순익은 107억 달러(주당 1.85달러)로 월가 전망치를 상회했다.
하지만 애플은 이날 실적 발표 직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8%나 떨어졌다. 불과 3분 여 만에 시가 총액 71조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 아이폰, 판매량 작년보다 35% 늘긴 했지만
물론 주가 하락에는 4분기 전망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이날 애플은 오는 9월 마감될 4분기 매출이 490억~510억 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톰슨 로이터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 511억 달러에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음 분기 실적 전망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자들에겐 실망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결국 투자자들이 애플 주식을 대거 매도하면서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더 중요한 부분은 아이폰이었다. 이날 실적 발표 전까지 아이폰 분기 판매량은 4천950만~5천100만대 수준에 이를 것이란 게 대체적인 예상이었다. 투자자들은 내심 5천만 대를 웃돌 것이란 기대감까지 가졌다.
애플은 이날 지난 분기 아이폰 판매량 4천750만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여전히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선 35% 증가한 양호한 수준. 아이폰 관련 매출 역시 314억 달러로 59%가 증가했다.
하지만 5천만 대에 맞춰진 투자자들의 눈높이엔 턱 없이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다 비교적 냉정한 월가 역시 최소한 4천800만대 선은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 애플은 '아이폰 이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애플이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낮게 잡은 것 역시 따지고 보면 아이폰과 관련이 있다. 이번 분기 성적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아이폰은 애플 전체 매출의 63%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실망감이 겹치면서 주가 대폭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애플은 지난 해 연말 아이폰6 출시 때 화면을 5인치 대로 키우면서 큰 재미를 봤다. 아이폰 분기 판매량이 7천400만대와 6천100만대에 이를 정도로 강세를 보였다. 덩달아 애플 주가도 상승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바로 그 부분이 애플에겐 또 다른 고민 거리가 될 수도 있다. 아이패드가 존재감을 거의 상실한 상황에서 아이폰을 대체한 또 다른 혁신 상품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의 위세가 계속되는 동안 ‘넥스트 빅싱(next big thing)’을 내놓지 못할 경우엔 애플의 시대가 종말을 고할 수도 있다는 경고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6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도 주가 폭락이란 역풍을 맞은 애플. 보기에 따라선 투자자들의 호들갑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관련기사
- 애플, 3분만에 71조원이 사라졌다2015.07.22
- 팀 쿡 "애플워치, 원조 아이폰 보다 많이 팔렸다"2015.07.22
- 워치 판매량은?…애플 함구 궁금증 증폭2015.07.22
- 애플, 3Q 실적은 '선방' 아이폰6는 '주춤'2015.07.22
하지만 그 부분은 세계 최고 기업 애플이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할 몫이기도 하다. 전성기 때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 역시 시장의 높은 기대치 때문에 주가 폭락에 시달린 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과연 애플은 시장의 이런 질문에 대해 어떤 해답을 내놓을까? 애플 워치는 ‘아이폰 이후’를 책임질 또 다른 혁신 상품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올 하반기 수 많은 투자자들이 애플에게 끊임 없이 제기할 질문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