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기본료 폐지 주장 근거 점차 약해져

OECD 중 저렴한 수준…산업 생태계 파괴 우려

방송/통신입력 :2015/07/17 10:58    수정: 2015/07/17 13:44

가계통신비 절감 방안 가운데 하나로 제기되는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 주장이 점차 힘을 잃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주장을 위한 논리적 근거가 점차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 1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OECD 이코노미 아웃룩 2015’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동통신요금 순위에서 OECD 국가 중 저렴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요금순위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동통신 3사가 가입비를 폐지한 데 이어 최근 299 요금제로 불리는 유무선 음성무제한과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요금인하에 나서 이런 현상은 앞으로 추세가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무엇보다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기본료 폐지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이동통신3사의 연간 총 영업이익은 2조1천833억원이다. 그런데 5천700만영에 달하는 이용자의 기본료 총액을 합치면 연간 7조원에 달한다. 따라서 이를 한꺼번에 없앨 경우 이동통신 3사는 갑자기 5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해야 하는 상항에 빠지게 된다. 3사가 심대한 경영 위기에 빠지는 것은 물론이고 서비스 개선을 위한 기술투자가 불가능해진다. 3사를 정점으로 한 이동통신 산업 생태계가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이동 통신 3사는 오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5G 네트워크와 기가인터넷 인프라 구축을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이동통신 3사는 총 6조8천710억원(SK텔레콤 2조1천450억원, KT 2조5천141억원 LG유플러스 2조2천119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2011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포퓰리즘에 빠진 정치권이 강력하게 밀어부쳐 결국 이동통신 3사가 기본료 1천원 인하한 바 있다. 그러나 효과는 거의 없었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총액 규모로 6천억 원을 손해봤지만 1천원을 덜 낸 소비자는 전혀 그 효과를 체감하지 못했다.

따라서 기본료를 폐지할 경우 통신비 인하라는 긍정적인 효과보다 투자에 제동을 걸어 시장만 싸늘하게 식히는 역효과가 훨씬 클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

최양희 미래부 장관도 이를 인지하고 있는 듯 지난달 임시국회에서 “시장에서 서비스 품질 경쟁을 하고 효율을 높여 원가를 절감토록 하는 게 통신비 절감을 위한 정부의 기본 원칙”이라며 기본료 폐지에 대해서는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도 “시장이 포화돼 수조원의 돈을 들여 5G나 기가인터넷을 구축한다 해도 신규 가입자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기존 가입자들에게 요금을 확 올려받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본료를 폐지하자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토로했다.

결과적으로 시장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요금과 단말기 가격이 내리도록 유도하는 게 가계통신비 인하의 해법이라는 의견이 많다.

한편, OECD는 음성, 문자,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국가별 최적의 요금제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각국의 이동통신 요금수준을 5개 구간으로 설정해 2년 마다 발표해 왔다.

특히, 국가별 물가나 소득 수준 등의 차이를 보정하기 위해 PPP(Purchasing Power Parities) 환율을 적용해 객관적인 비교를 하고 있다. PPP 환율은 구매력평가 환율로, 국가별 물가, 소득수준 등의 차이를 없애 나라별로 요금수준에 대한 객관적 비료를 위해 만든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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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조사 결과에서 우리나라는 OECD 총 34개국 중 8~19위(순위가 높을수록 낮은 요금수준)를 차지했으며, 우리나라 국민 사용량과 유사한 5그룹(음성 188분, 문자 40건, 데이터 2GB)에서의 요금수준 역시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5그룹에서 우리나라는 2013년 11위에서 8위로 3계단 상승했으며, 요금수준도 평균 37.76달러에서 33% 저렴한 25.30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