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의견을 표명한 22개 증권사 리서치센터 중 21개사(95%)가 합병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은 지난 5월 26일 합병 발표 이후 나온 주요 증권사 보고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보고서를 낸 애널리스트는 삼성물산 담당이 9명, 제일모직 담당이 9명, 양사를 동시에 담당하는 애널리스트가 6명, 기타 투자전략 담당이 1명으로 이들은 이번 합병 성공 가능성을 우세하게 점쳤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 우호지분이 19.8%인데 비해 엘리엇 지분은 7.1%에 불과하기 때문에 오는 17일 열리는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삼성이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면서 "국민연금 역시 수익률 극대화를 이유로 반대입장을 취하기 어려우며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합병에 동의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엘리엇을 제외한 외국인 투자자 26.7%의 표심은 유동적"이라고 분석했다.
건설사업의 시너지 효과, 패션과 식음 부문의 해외영업 인프라 활용, 바이오 사업 육성 등 양사가 내세우는 합병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통합 삼성물산이 합병 이후 그룹 내 바이오 사업 추진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합병발표 이후 삼성물산 주가는 장중 3년래 최고치를, 제일모직 주가는 상장 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합병 시너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판단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을 통해 건설사업 통합, 상사 인프라 활용한 해외진출, 삼성바이오로직스 최대주주 등극, 바이오 사업 매출 본격화, 삼성바이오에피스 나스닥 상장을 통한 가치 재평가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애널리스트들은 합병 법인이 향후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 회사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이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합병비율에 대해 문제를 삼고 나선 이후 최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구 ISS 역시 이를 뒷받침하는 권고를 낸 것에 대해서는 삼성물산 가치 산정에 오류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내용도 다수였다.
채상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ISS는 삼성물산 주주가치가 49.8% 디스카운트 되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영업가치를 총 7조8천억원으로 가정해 도출된 것으로 이는 하나대투증권의 분석인 4조와 차이가 난다"면서 "ISS가 삼성물산의 영업가치를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판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SS의 삼성물산 밸류에이션에는 영업가치 계산시 배당금과 기타자산 중복 계산, 잘못된 비교군(Peer) 선정 등 치명적인 오류가 개입됐다"면서 "ISS 가정을 감안시 삼성물산의 적정가치는 5만9천629원으로 저평가 된 상태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거시경제, 증시, 개별 기업 분석에 대해서 전문성과 객관성을 갖추고 있는 국내 애널리스트들이 이번 합병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것은 합병 삼성물산의 성장성과 미래 기업가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한다는 의미로 분석된다”면서 “이번 합병이 기업과 주주에게 모두 이로우며 무엇보다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것임을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이를 통해 주주들의 지지를 모아 합병을 원활하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화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친 투자보고서를 잇따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철범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달 15일 낸 보고서를 통해 "삼성물산이 보유한 우호지분(19.8%)에 비해 엘리엇에 우호적일 가능성이 높은 외국인 지분이 26.7%나 존재해 합병이 쉽지 않다"면서 "해외 소송까지 갈 경우 잠재적 비용 부담이 커져 삼성 측이 합병을 포기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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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증권사는 또 8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무산 가능성이 더 커졌다며 삼성물산 주식 매수를 제안하는 투자보고서를 냈다. 합병이 무산된다면 삼성물산 주가가 현재보다 40%가량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상원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병의 특수성을 고려해 오는 17일 주주총회 참여의결권을 평소 70%보다 높은 80%로 가정할 때 엘리엇을 제외한 외국인 투자자(지분율 26%)의 80%가 반대하면 국민연금이나 소액주주의 향방과 상관없이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합병이 무산 후 재추진 될 경우 삼성물산 보유지분 가치 12조원과 제일모직 시가총액 23조원을 고려하면 현재 1대 0.35의 합병비율을 최소한 1대 0.52로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