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엘리엇에 승소…합병 탄력

법원, '총회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가처분' 기각

홈&모바일입력 :2015/07/01 11:31    수정: 2015/07/01 14:08

정현정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며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서 삼성 측이 완승을 거뒀다. 오는 17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 결의를 예정대로 할 수 있게 되면서 합병 작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용대 수석부장판사)는 엘리엇이 제기한 '총회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을 1일 기각했다. 엘리엇은 지난달 29일 삼성물산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 결의를 하지 못하게 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산정 기준이 된 삼성물산 제일모직 주가가 자본시장법 상 부정거래행위 등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어 합병비율이 현저히 불공정 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삼성물산 경영진이 주주 이익과 관계없이 삼성그룹 총수 일가의 이익만을 위해 합병을 추진한다고 볼 자료도 없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이날 법원 결정으로 오는 17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삼성물산은 일단 합병 결의의 정당성을 확보하게 됐다.

삼성물산 서초사옥 [지디넷코리아]

다만 가처분 소송에서 패하고 주총에서 합병이 성사되더라도 엘리엇은 합병비율의 불공정성을 이유로 합병무효를 주장하는 본안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다툼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상법 제236조는 합병 등기가 있은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을 낼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가처분 심문기일에서 엘리엇은 "불공정한 합병비율은 향후 합병 무효 소송의 원인이 되고 소가 제기되면 합병 무효로 귀결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향후 본안 소송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그동안 엘리엇은 이번 합병이 철저히 오너 일가의 승계를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최근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 1대 0.35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현저하게 불리하다며 합병 결의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한 자본시장법에 따라 이뤄진 합병비율 산정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엘리엇의 주장을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