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삼성물산, 제일모직과 합병 실사자료 공개하라"

"삼성물산 이사회, 주장 신뢰하기 어려워"

홈&모바일입력 :2015/06/26 08:57    수정: 2015/06/26 09:36

송주영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에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염두에 두고 실사했던 문서를 모두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엘리엇은 26일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반대 홈페이지에 2차 프리젠테이션을 공개하고 “제일모직으로부터 합병 제안에 대해 이사회가 1개월 간 검토하고 실사한 점을 신뢰하기 어려우며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엘리엇은 이 자료에서 삼성물산의 주가가 현저하게 저평가됐고 제일모직은 고평가됐다는 점을 재차 주장했다.

또 엘리엇은 삼성물산 이사회에 합병과 관련한 실사 문건을 모두 공개적으로 발표하라며 ▲진행 중인 사업 전망과 이사회가 검토한 대안적 기회에 대한 평가 ▲제일모직에 대한 역 기업 실사 내용 등을 요구했다.

엘리엇이 삼성물산에 대해 실사문건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딜로이트, 김앤장이 실사에 참여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엘리엇은 “회계, 세무실사에 대해서는 딜로이트가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일모직의 회계감사를 맡았었다는 점에 주목해 자문의 독립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며 “김앤장법률사무소의 법적 실사에 대해서도 김앤장이 합병 발표 약 6개월 전에 이뤄진 제일모직의 공개 상장에 대한 법률 자문으로 활동한 점”을 지적했다.

삼성물산 이사회가 제안한 계약조건에 대해서는 합병계획이 구체화된 협상 과정의 세부사항, 삼성물산 이사회가 법령에서 정한 합병비율에 따르는 것이라고 한 점, 본건 합병에 대해 회계자문을 거친 사실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충분히 정보를 숙지한 상태에서 견실한 교섭이 이뤄졌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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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은 합병 발표 전 삼성물산에 대해 어떤 요구를 했는지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엘리엇은 지난 2월 4일 삼성물산 기초 순자산가치에 비해 할인가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를 이사들에게 전달했으며 그달 27일에는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우려하는 서신을 보냈다.

합병발표 전인 4월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회의를 여는 등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감지하고 오랜 기간 동안 양사 합병에 앞서 대응을 준비해왔다는 점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