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제동을 걸고 나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이번에는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각에 대해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반격에 나섰다.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의 자사주가 합병결의 안건에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주식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삼성물산 이사진과 KCC를 상대로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11일 밝혔다.
엘리엇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물산이 KCC에게 지분 매각 제안을 한 것은 절박한 상황에 처한 삼성물산 이사진 및 관계자들의 우호지분 확보를 위한 불법적인 시도"라며 "가처분 소송은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0일 삼성물산은 이사회를 열고 회사가 보유 중인 자사주 전량인 899만주(5.76%)를 모두 KCC에 처분하기로 했다. 가격은 10일 종가 기준 6천743억원이며 처분 시점은 11일이다.
이에 따라 삼성 측 우호 지분은 기존 13.83%에서 19.79%로 대폭 늘어나게 됐다. 자사주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지만 외부에 매각하면 의결권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제일모직 지분 10.18%를 보유한 2대 주주인 KCC가 합병 성사를 위해 백기사로 나선 것이다. KCC는 이번 자사주 취득으로 삼성SDI·국민연금·엘리엇 매니지먼트에 이어 4대 주주(5.96%)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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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추진에 대해서도 "약 7조8천500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58%가 넘는 삼성물산 순자산을 삼성물산 주주들로부터 제일모직 주주에게 아무런 보상 없이 우회 이전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하면서 관련 도표를 첨부하기도 했다.
엘리엇은 지난 9일 이미 서울중앙지법에 삼성물산을 상대로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결의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바 있다.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 결의를 위해 내달 17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 개최 계획을 주주들에게 통보하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주주총회가 열리더라도 제일모직과 합병 결의를 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