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상 찾은 이재용, 삼성 승계 행보 '착착'

삼성재단 이사장 취임 후 첫 행보 이목 집중

홈&모바일입력 :2015/06/01 16:08    수정: 2015/06/01 16:09

정현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한국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호암상 시상식에 와병 중인 부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대신해 오너 일가를 대표하는 자격으로 참석했다. 사실상 삼성의 승계자로서 대외적인 첫 행보로 해석될 수 있는 모습이다.

호암상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인재제일주의와 사회공익정신을 기려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현창하기 위해 1990년 이건희 회장이 제정한 상으로 올해 25주년을 맞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1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호암재단 주관으로 열린 제25회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자들을 격려했다.

이날 행사는 이 부회장이 지난달 15일 부친 이건희 회장이 맡았던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참석하는 첫 공식 행사다. 지난달 26일에는 삼성 모태기업 삼성물산과 실질적 지주회사인 제일모직의 합병 결의로 그룹 지배력을 공고히 하게 된 이후 첫 대외 행보로 재계의 이목이 쏠렸다.

특히 이건희 회장이 지난해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1년째 와병 중인 상황에서 할아버지인 선대 회장을 기려 제정한 행사에 3세 승계자로서 참석하는 행사라는 점에서 그룹총수로서의 상징성이 더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1일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제25회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날 이재용 부회장은 행사장에 포토라인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행사장으로 입장한 이후 맨 앞 줄에서 손병두 이사장과 고건 전 총리 옆자리에서 시상식을 관람했다. 다만 손병두 전 서강대 총장이 호암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호암상 시상을 주관하고 있는 만큼 이재용 부회장은 직접 축사나 시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시상식이 끝난 후 신라호텔에서 개최되는 수상자 축하 만찬에 참석해 정의화 국회의장과 함께 수상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시상식에는 불참한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여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 등 총수 일가도 이후 열리는 만찬에는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호암상 시상식에는 정관계, 법조계, 학계, 재계, 금융계, 언론계, 문화체육계, 사회복지계, 외교사절 등 총 550여명이 참석했다. 또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박근희 삼성그룹 사회봉사단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이사 사장, 육현표 에스원 사장,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등 계열사 사장단들도 총출동했다.

관련기사

한편, 올해 부문별 수상자로는 ▲과학상 천진우 박사(53·연세大 언더우드 특훈교수) ▲공학상 김창진 박사(57·美 UCLA 교수) ▲의학상 김성훈 박사(57·서울大 교수) ▲예술상 김수자 현대미술작가(58) ▲사회봉사상 백영심 간호사(53) 등 5명이 선정됐다.

이날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은 “사회의 발전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건희 삼성 회장께 심심한 감사말을 드리며 빠른 쾌유를 빈다”면서 “이같은 뜻을 더 발전시켜 인류 사회 진보와 인간성 확보, 국가사회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