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복잡다단’하기로 유명한 사무용 복합기 사업에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국산 복합기의 자존심’이라는 측면과 함께 기업간 거래(B2B)의 궁극적 지향점인 ‘B2B2C’ 전략의 첨병으로도 키운다는 계획이다.
27일 삼성전자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초고속 복합기 MX7을 비롯한 다양한 복합기와 프린터 제품을 통해 B2B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국산 복합기, 자존심을 지켜라
이 같은 삼성전자의 복합기 시장 공략에는 삼성전자만이 보유한 강점을 바탕으로 ‘국산 복합기의 자존심’을 사수하려는 의지가 담겨있다. 실제 사무용 복합기를 만들 수 있는 국가는 한국 외에 미국과 일본 등 일부 국가에 제한돼있다.
복합기 개발 사업부 관계자는 “복합기를 만들 수 있는 국가는 제한적”이라며 “2만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사무용 복합기는 자동차보다도 더 복잡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복합기 시장에 상당한 기술력과 꾸준한 투자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복사기와 프린터, 스캐너를 통합한 복합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애초 일본 샤프와 기술 제휴를 맺는 등 외부에서 기술을 조달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샤프가 기술 유출 등에 대한 여론을 의식해 관계 변화를 요구하자 연구개발진은 자체 기술 확보에 나섰다. 그 결과 MX7에는 대부분 삼성전자의 자체 개발 특허와 기술이 탑재됐다.
시장조사업체 IDC 등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사무용 복합기 시장은 연평균 6%씩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포기할 수 없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B2B도 결국 최종 소비자가 목표” - B2B2C의 '첨병' 역할론
삼성전자는 ‘오너 3세’ 이재용 부회장이 부상하면서 내세운 B2B 역량 강화 전략에 따라 ‘삼성 비즈니스(SAMSUNG BUSINESS)’ 브랜드를 확립하고 B2B 시장에 뛰어들었다. 애당초 삼성전자는 기업 대 개인간(B2C) 거래에 익숙했던 기업인만큼, B2B 시장 진입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B2B 시장에 새로 도입된 B2B2C 개념은 삼성전자가 오히려 강점을 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B2B 거래도 결국 최종 사용자인 거래 상대 기업의 ‘개인 사용자’에 초점을 맞춰야만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가격 측면도 중요하지만 사용 편의성과 디자인 등 B2C적 요소가 그만큼 중요하게 부상한 것.
삼성전자는 이미 갤럭시 시리즈 등 모바일 기기와 세계적인 반도체 기술에 대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기존에 존재하던 제품군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B2B 솔루션의 가장 대표적인 제품군이자 기술력의 척도가 되는 복합기 시장에서 삼성이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올리는데 초점을 맞춰 꾸준한 연구개발과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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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모바일과 반도체 역량을 통해 MX7에 사용하기 편리한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 환경과 빠른 성능을 제공하는 자체 설계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해 차별화를 시도했다”고 강조했다. 또 그 동안 축적해 온 광학기술을 스캐너에 적용, 복사한 출력물을 다시 복사했을 때 생기는 선명도 저하 현상을 최소화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캐나다의 클라우드 프린팅 업체 프린터온과 브라질의 프린팅 솔루션 판매업체 심프레스 등을 인수하며 프린팅 부문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삼성전자가 복합기 시장에서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전략을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