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ICT 영역은 쉴새없이 변한다. 새로운 기술로 서비스는 날이 갈수록 발전하기 마련이다. 방금 나온 제품이나 서비스가 이전보다 당연히 쓰기에 좋다. 이전보다 못하다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스스로 변해가는 서비스도 있다. 이용자 편의나 새로운 기술을 계속 덧입히는 식이다. 이제 막 장이 열렸다고 입을 모으는 국내 OTT 시장에서 티빙이 딱 그런 모습이다.
티빙은 스마트폰이 막 보급되던 지난 2010년 등장한 국내 최초 OTT 서비스다. 당시에는 이른 감도 없지 않았지만 월 1천만명이 찾는 서비스로 우뚝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지난해 티빙스틱이란 제품이 나오면서 하드웨어 기반의 스틱형 OTT 흐름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최근 티빙스틱 전용 리모콘을 내놨다. 스마트폰 앱으로 티빙스틱을 충분히 조정할 수 있는데, 굳이 아날로그 방식을 하나 더 꺼내든 것이다. 최대한 단순한 것이 편하다고 여겨지는 복잡한 기술 속에서 추가 제품을 내놓은 것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이를 두고 회사는 티빙스틱 이용자 대다수가 방송 시청을 최대한 게으르고 편한 자세에서 즐기는 점을 고려했다고 한다. 이용자 편의성을 고민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리모콘을 한달 가량 사용해본 후 손에 스마트폰이 아니라 리모콘을 쥐고 있는게 편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불편함이 스마트폰 앱 리모콘 속에 숨어있었기 때문이다.
일상을 마치고 귀가한 뒤, 티빙스틱이 연결된 침실 TV를 켰지만 티빙을 볼 수 없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하루종일 밖에서 쓴 스마트폰 배터리가 방전됐기 때문이다. TV 화면의 슬립모드를 해제하려면 앱을 작동시키라는 문구만 덩그러니 볼 뿐이다.
결국 스마트폰을 충전시키지만 전원 코드 밖을 벗어나 TV를 볼 수 없기에 이른다. 마음에 드는 채널을 찾을 때까지 앱으로 화면을 넘겨야 하는데 충전중인 스마트폰을 뽑아들 수 없으니 결국 충전 케이블 길이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TV를 보고 있는 모습이 우스워진다.
TV를 보던 중 전화가 걸려올 경우 소리를 줄여야 할 때면 결국 TV에 딸린 리모콘을 찾는다. 걸려오는 전화 화면을 넘겨 앱을 다시 켠 뒤 소리를 줄이고 전화를 받는 것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티빙스틱 전용 리모콘에 다른 버튼 다 놔두고 음소거 버튼이 반가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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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티빙스틱을 처음부터 리모콘과 쓰는 이들이면 모를 수도 있는 불편함이다. 스마트폰과 PC 등의 화면을 넘나들던 N스크린 서비스가 전통적인 TV수상기까지 들어왔다. HDMI 단자와 스틱형 기기, 댁내 와이파이 환경으로 스마트TV로 변했다. 여기에 리모콘이 편리함을 더한다.
CJ헬로비전은 당초 리모콘을 내놓으면서 클라우드 기반 인터페이스를 적용하면서 반응 속도를 끌어올렸다. 또 블루투스 기반 스피커나 헤드셋 활용, 야구 경기를 6시간 뒤로 돌려볼 수 있는 타임시프트 등을 적용했다. 이런 기능들이 기술 발전에 따른 것이라면 리모콘 추가는 이용자 편의를 세심하게 살핀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