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기반의 빠른 모바일인터넷 속도와 높은 보급률을 갖춘 한국이 세계 시장에서 가장 활발히 모바일 영상을 소비하는 시장으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구글이 모바일 비디오를 활용한 기업 마케팅 전략을 구체적으로 소개해 눈길을 끈다.
구글 진민규 부장은 20일 지디넷코리아가 개최한 '마케팅스퀘어컨퍼런스(MSC)2015' 현장에서 'Video goes mobile"이라는 세션 발표를 통해 마케팅을 위한 모바일 비디오가 갖춰야 할 속성과, 모바일비디오를 활용한 마케팅 실행을 위한 지침을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비디오는 180만개의 단어를 1분 길이에 담을 만큼 정보 전달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인 매체다. 그런데 기업들이 이를 활용하기 위해 유튜브에 비디오를 만들어 올렸다고 사람들이 알아서 봐 주는 게 아니다. 유튜브에 올라오는 비디오 분량은 1분마다 300시간에 달한다. 브랜드 제작 비디오 중 80%는 조회수가 1만건을 넘기지 못한다.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진 부장은 기업 입장에서 모바일에 알맞은 비디오 콘텐츠의 특징을 4가지로 내걸었다. 짧고 간단해야 한다는 것, 사회문화적으로 실시간성을 띠어야 한다는 것,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시켜줘야 한다는 것, 콘텐츠 제작자와의 협업을 해야한다는 것.
짧고 간단한게 중요한 이유는 모바일 유저들의 특징 때문이다. 모바일비디오를 출근길이나 이동중 간단히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길면 소비되기 어렵다. 진 부장이 인용한 2013년 4~10월 유튜브 성공캠페인 사례 분석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60%가 30초~2분 이내 영상이다.
성공적인 시도로 언급된 사례엔 5초짜리 영상을 통해 전체 메시지 전달을 시도한 극단적인 예외도 있다. 아우디 신차의 가속 성능을 강조한 영상이었다. 다만 이는 실용적이진 않다. 5초는 유튜브 광고 넘어가기(skip)를 위한 최소 시간이다. 역발상으로 5초를 넘기면 물리적인 시간은 계속 흐르지만 영상속 인물들만 행동을 멈추는 식으로 인상을 강화하는 가이코(GEICO)의 '스키퍼블애드' 사례도 함께 제시됐다.
두번째 조건인 실시간성은 영상의 확산성에 탄력을 불어넣기 위한 특징이다. 브랜드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그 영상이 배포되는 시점에 해당 사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상황이나 요소와 연결시키는 방법이다. 미국 슈퍼볼 정전 시즌에 진행된 과자브랜드 오레오와 세제브랜드 타이드의 트위터 마케팅 사례, 아이스버킷챌린지를 소재로 활용한 올드스파이스와 삼성전자 갤럭시S5 광고가 예시였다.
세번째 조건인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은 디지털을 통해 소비자 경험을 공유하고 확대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것이다. 오프라인 이벤트를 개최할 경우 생생한 경험을 전달할 수는 있지만 거기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의 규모는 아무리 많아도 수천명 정도다. 이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의 경험을 온라인으로 확산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여기에는 벤츠의 2인승 소형차 담당 자회사인 '스마트'가 진행한 춤추는 횡단보도 표시등 캠페인과 "출출할때 ~는 내가 아니야"로 유명해진 스니커즈 마케팅 사례, 미디어나 블로거가 만들어내곤 했던 신제품 언박싱 영상 형식을 차용해 만들어진 삼성전자의 자체 갤럭시S6 언박싱 영상 등이 사례로 인용됐다.
네번째 조건은 모바일비디오 마케팅을 원하는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이다. 진 부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한 대목이기도 하다.
진 부장은 "미국 10대 청소년 대상 영향력있는 인물 설문조사를 했더니 상위 20명 중 절반 가량은 온라인 코미디 또는 화장품이나 뷰티 관련 정보 등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콘텐츠 제작자였다"며 "미국만이 아니라 한국도 젊은이들에게 콘텐츠 제작자들의 인기가 높은 분위기는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브랜드와 콘텐츠제작자가 협력한 국내 협업사례 2가지가 소개됐다. 하나는 20대초반 남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B급코드 영상 제작팀으로 유명한 '쿠쿠크루'와 한 주류회사의 소주 관련 영상이었고 다른 하나는 국내 화장품제조사가 직접 한국 뷰티블로거들에게 영상콘텐츠 제작을 위한 교육 및 편집 지원을 수행한 뒤 자연발생한 브랜드에 긍정적인 43건의 비디오가 2주간 37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는 내용이었다.
기업들이 비디오마케팅을 위해 콘텐츠 제작자들과 협력할 경우 염두에 둬야 할 접근법과 실행단계의 요령도 제시됐다. 우선 협력시 접근법에 대한 진 부장의 설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크리에이터(유튜버)와 팬들은 강화 신뢰를 갖고 있다. 브랜드는 그 신뢰를 활용, 강화해야하며 제작 자율권을 줘야 한다. 제작자의 팬들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콘텐츠 특성을 잘 알고있는 크리에이터의 노하우를 존중하면서 브랜드의 제품에 융화되게 유도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 크리에이터들이 제품, 브랜드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제작을 진행할 수 있도록 사전에 충분한 준비와 기간 등을 고려해야 한다."
실행 단계에서의 요령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캠페인 목표와 주제, 일정과 예산, KPI등 목표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콘텐츠 제작자들 중 협업을 위한 MCN파트너 프로그램으로 유튜브 '멀티채널네트워크'라 부르는 체계에 소속된 경우도 있다. 기업과 제작자간 브랜드 협업이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역할이다. MCN을 통해 브랜드에 알맞은 크리에이터가 어떤 이들이 있을지 알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소한의 초기 확산을 위한 광고투자가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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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부장은 모바일비디오 마케팅시 유튜브를 활용할 경우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고 언급했다. 콘텐츠 제작단계에선 한국 상황에 맞는 코드를 활용해야 하는 게 맞지만 이를 배포할 때는 글로벌 플랫폼인 유튜브를 통해 최대한 도달범위를 늘리는 노력도 고려돼야 한다는 뜻이다. 앞서 언급한 코코크루의 경우 국내용으로 영상을 제작해오던 팀이 최근에는 영어 자막을 넣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게임(대도서관, 양띵, 악어) 뷰티(씬님, 다영, 다또아) 패션(소영's 뷰티룸, 라뮤끄, 한별) 키즈(나오's 디즈니토이, 사과의 화이트보드 이야기, 헬로플로라) 음식(소프, 바나뚜레 등) 등 유튜브에서 분야별로 활동 중인 국내 유명 크리에이터를 간단히 소개하고, 광고솔루션 '트루뷰'의 잘 알려지지 않은 부가기능인 영상 추가시청, 세부정보 전달, 카드 인터페이스, 모바일앱 다운로드 링크 연계 기능 등을 소개하며 세션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