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SK텔레콤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인가하면서 이동통신3사의 데이터 기반의 요금제 도입이 일단락됐다. 이에 따라, 향후 이동통신서비스의 패러다임은 음성에서 데이터로 본격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9일 SK텔레콤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인 ‘밴드(band) 데이터 요금제’를 인가했다며,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서 적정 요금을 지불하는 체계로의 전환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부 측은 “당초 2017년까지 도입을 목표로 했던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2년 앞당겨 조기에 도입될 수 있도록 올해 초부터 이통사들과 협의를 추진해 왔다”며 “SK텔레콤의 요금제가 인가됨으로써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개편 작업이 일단락됐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 도입에 있어서 ▲음성통화를 사실상 보편적 서비스화해 누구나 부담 없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고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경제·문화·사회적인 편익을 누리는데 있어 데이터 요금이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들이 부담 없이 데이터를 이용하면서 이동통신 인프라가 고도화되고, 이를 통해 다양한 모바일 콘텐츠?서비스 등 연관 벤처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데 주력했다고 덧붙였다.
▲ 가입자당 월평균 음성 통화량 및 데이터 트래픽 추이
■ 2만원대 음성 무제한 보편화
미래부는 2만원대 요금으로 음성을 무제한 쓸 수 있도록 해 기존 음성 무제한 요금이 5만1천000원에서 2만9천900원으로 인하돼 음성 위주 이용자들의 통신비가 연간 최대 7천억원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데이터가 필요하지 않은데도 음성통화가 많아 비싼 요금을 내던 영업사원, 대리기사, 콜센터개인상담원, 주부 및 중장년층 등 이동통신3사 가입자 약 300만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음성 요금이 대폭 인하됐지만 데이터 요금은 올리지 않고 현재와 같거나 소폭 인하됐다. 이통3사 모두 데이터 무제한 요금의 시작구간을 인하하고, 데이터 당겨쓰기?이월하기 등으로 가입자들의 데이터 비용 부담은 완화하고, 이통사의 낙전수입은 최소화했다.
이는 해외 이통사의 요금과 비교 시 대부분의 요금구간에서 훨씬 저렴하고,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구글 ‘프로젝트 Fi’ 보다도 저렴한 수준이라는 게 미래부 측의 설명이다.
■ 모든 요금제 약정 없애
해외는 데이터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요금부담이 크게 증가하는 구조인 반면, 국내 이통사는 요금증가 폭이 작다. 또 5~6만원대에 데이터 무제한을 제공하며, 1GB 당 데이터 가격도 외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30GB 데이터 이용 시 AT&T는 28만원, 구글은 34만원의 요금을 부담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9만9천원만 부담하면 된다. 1GB 당 가격은 우리나라는 약 3천원∼6천원(데이터 무제한 요금 제외), 미 버라이즌은 2만원∼8만2천500원, 일본은 7천500원∼1만5천원, 구글은 1만1천원 수준이다.
▲ 해외 주요 이통사와 데이터 중심 요금제 비교
또 이통3사 모두 약정이 없고, 위약금이 없는 요금체계를 전면 도입해 약정을 하지 않아도 요금은 과거와 같이 2년 약정 할인된 수준으로 제공된다.
미래부 측은 “약정 부담 때문에 무약정으로 높은 요금을 부담해 온 230여만명에게 연간 약 3천600억원의 통신비 절감 혜택이 기대된다”며 “앞으로 모든 새로운 요금제에도 약정 없고 위약금 없는 구조를 적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 m-VoIP 전면 허용
미래부는 ‘무선인터넷전화(m-VoIP)’ 전면 허용으로 국제전화를 많이 쓰는 가족들의 통신비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에는 요금 구간마다 사용량에 제한이 있었던 무선인터넷전화를 자신의 주어진 데이터 제공량 범위 내에서 모두 사용이 가능하도록 해 해외 유학 중인 자녀와 통화를 많이 하는 부모 등이 비싼 국제전화를 무선인터넷전화로 대체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저렴해진 통신요금은 ‘단말기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 20%’에 가입하는 경우, 더욱 절약할 수 있다.
특히, 미래부는 이번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계기로 우리나라 통신시장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돼, 혁신적인 콘텐츠ㆍ서비스의 출현 등 새로운 모바일 생태계의 조성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정액요금제의 도입이 초고속 인터넷과 인터넷경제의 발전을 이끌었듯이,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본격적인 데이터 시대로의 전환을 촉발하여 모바일 기반 벤처기업과 산업 생태계의 혁신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방송 등 콘텐츠 산업의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사물인터넷·융합 신산업, 원격진료와 교육 등 산업의 개편을 가져다 줄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이통사들도 이번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기반으로 한 탈 통신 서비스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장관은 “미래부가 요금제 개편에 그치지 않고 정책 역량을 동원해 새로운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영향을 줄 수 있는 각종 데이터 기반 산업 분야가 꽃필 수 있도록, 풀어야 할 규제는 과감히 풀고,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분야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우리나라 ICT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것이 이번 요금제 개편의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