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매달 초 판매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빠뜨리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다.
SUV는 현대·기아차 뿐만 아니라 나머지 국내 완성차 업체, 수입차 업체에게 필수 차종으로 자리잡았다. SUV 판매가 전체적인 판매 실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 요소이기도 하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3일과 24일 각각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은 판매 감소와 유로화 및 신흥국 통화 대비 원화 강세 영향 등으로 전년 동기대비 18.1% 감소한 1조5천880억원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신흥국 통화 대비 원화 강세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30.5% 감소한 5천116억원을 나타냈다.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이 전체적으로 하락했지만 두 회사는 SUV만큼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현대차는 지난 3월 국내 출시된 올 뉴 투싼, 기아차는 신형 쏘렌토 판매 호조에 힘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1분기 현대차와 기아차의 SUV 내수 판매는 어땠을까? 현대차는 투싼이 선전한 반면, 기아차는 쏘렌토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
■현대차 ‘올 뉴 투싼’, SUV 판매 신장 신호탄 쏠까?
현대차의 현재 대표 SUV는 싼타페와 올 뉴 투싼이다. 이중 1분기 내내 긍정적인 분위기를 보였던 모델은 당연히 신차 효과의 이득을 얻은 올 뉴 투싼이었다.
지난 1월 올 뉴 투싼의 이전 세대 모델인 투싼ix는 2천621대가 판매됐다. 그러나 2월 들어 투싼ix는 ‘올 뉴 투싼’ 대기 수요 영향을 받아 판매량이 1천751대로 줄었다. 전년대비 49.3% 하락한 수치다. 신형 모델이 등장한 투싼의 3월 판매량은 전년대비 17% 오른 4천389대를 기록했다.
올해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되는 싼타페는 지난 1월 6천689대가 판매됐고 2월에는 4천892대가 판매됐다. 3월에는 5천815대가 판매됐다. 싼타페의 3월 판매량은 전년대비 24.8% 하락한 수치.
이처럼 현대차의 SUV 판매량은 큰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지만, 올 뉴 투싼 출시로 SUV 부분 판매 신장에 신호탄을 쏘아올릴 기세다. 현대차는 2분기 이후 실적 전망에 대해 “앞으로 올 뉴 투싼 등 신차 효과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판매가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요인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최근 서울모터쇼에서 ‘올 뉴 투싼 데이’를 정해 올 뉴 투싼에 대한 집중 홍보에 들어갔고, 올 뉴 투싼 카 셰어링 프로그램을 통해 20~30대 젊은 고객들을 겨냥하는 활동을 지속할 방침이다.
■기아차, ‘쏘렌토 힘’으로 스포티지 효과 만드나
기아차의 대표 SUV 차종은 신형 쏘렌토, 스포티지R, 그리고 모하비다. 이중 신형 쏘렌토가 기아차 SUV 1분기 판매 실적에 효자 노릇을 했다.
지난해말 출시된 신형 쏘렌토는 1월 6천338대, 2월 5천728대, 3월 6천921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스포티지R은 신형 쏘렌토에 비해 부진한 기록이다. 스포티지R은 지난 1월 2천911대, 2월 2천356대, 3월 2천994대 판매를 보였다. 3월 스포티지R 판매기록은 전년대비 무려 34.9% 감소한 수치다. 현대차 투싼과 마찬가지로 신형 스포티지에 대한 대기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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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의 SUV 모델들은 해외시장에서 두각을 보였다. 기아차에 따르면 미국 판매는 신형 쏘렌토의 투입과 카니발 판매 본격화 등으로 전년대비 6.1% 증가했다. 유럽 판매는 쏘렌토와 스포티지 판매 호조로 전년대비 7.6% 증가했고, 중국에서는 현지 전략형 소형 SUV 모델 KX3의 활약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앞으로 SUV에 더욱 전념할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환율 악화 등의 경영환경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3분기 기아차 핵심주력차종인 신형 스포티지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펼처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