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패션디자인과 간호섭 교수, 방송인 홍석천, 스타일리스트 김성일, 모델 주우재 등 유명인들이 한 데 모인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지난 2013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큐레이션 커머스 스타트업 바이박스다.
바이박스(대표 전세운)는 이름만 들으면 알법한 각 분야 전문가들이 직접 고른 아이템들을 하나의 상자에 담아 제공한다. 제공한다는 말보다는 선물한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상자 하나하나에 큰 정성을 들인다.
전세운 대표는 “작음 금액의 제품이라도 고객이 받았을 때 기분 좋게 만들어주고 싶어 패키지에 굉장히 많이 신경을 쓰고 있다”며 “고객이 열어 볼수록 즐거운 종합선물세트 느낌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실제로 전세운 대표가 바이박스를 시작하게 된 이유에도 선물이 있다. 선물해야 할 일은 점점 많아지는데 뭘 선물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에서 누군가 대신 선물을 골라줬으면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원래 관심 분야였던 패션을 결합해 바이박스를 탄생시켰다.
국내 신진 디자이너 발굴에도 집중한다. 간호섭 교수가 국내 유망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면 바이박스가 펀드 개념으로 제품 생산 및 디자인 비용을 지급, 추후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들의 제품은 바이박스의 큐레이션 박스 및 온라인 편집샵을 통해 판매된다. 바이박스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제공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별다른 마케팅 없이 런칭 박스 1천200개가 2주 만에, 지난해 10월 김성일 스타일리스트가 큐레이션한 클래식에디션 박스가 3주 만에 품절됐을 정도로 이용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용자의 70% 이상이 30대와 40대며 여성 이용자가 전체의 74% 정도다. 구매력 있는 여성 이용자에게 제대로 어필하고 있다는 뜻이다.
전 대표는 “주 이용자가 가치소비를 하는 30대 이상 여성인 만큼 이 가격에 이 박스를 사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적절한 가격과 아이템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상품에 대한 퀄리티와 트렌드는 기본이고 가격 대비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이 아이템들이 얼마나 트렌디한지 고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바이박스가 최근 주목하는 것이 스토리텔링이다. 이 제품이 얼마냐 보다는 이 제품이 왜 필요한지에 집중, 이야기를 통해 고객에서 제품 구매 동기를 주기 위한 것이다. 최근 진행한 퍼플 박스가 일례다. 해당 박스는 ‘아이 첫 등교와 엄마 핸드백의 상관관계’를 제목으로 첫 아이를 학교에 보낸 엄마의 얘기를 전한다. 내달 선보일 예정인 아웃도어를 주제로 한 큐레이션 박스 역시 ‘더 고수부지’를 제목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낼 계획이다.
중국 등 해외에서도 러브콜을 보낸다. 중국 온라인 명품 쇼핑몰 세쿠탓컴의 한국관 카테고리, 중국 최대 잡지사 트렌즈탓컴차이나가 중비 중인 역직구 쇼핑몰, 아시아 최대 패션 매거진 요카의 티몰에서 바이박스 제품이 유통될 예정이다.
한류의 인기가 높은 지역인 만큼 높은 성과가 예상된다. 특히 바이박스는 지난해 SBS와 상품화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한 상황으로 다양한 한류 상품 제작이 가능하다. 이미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활용한 박스가 인기리에 판매됐다.
하지만 전세운 대표는 더 먼 곳을 바라본다.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있는 다양한 신진 디자이너 및 레이블 브랜드를 발굴해 이용자에게 가치 있는 제품을 제공하고 싶다는 것. 그러면 자연히 디자이너 및 큐레이터 간 콜라보레이션 풀이 형성돼 바이박스는 패션 콜라보레이션 플랫폼으로의 역할만 하게 될 거라는 게 전 대표의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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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표는 “사람들은 이제 브랜드 로고가 아닌 제품의 전체적인 퀄리티와 제품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중요시 한다”며 “밀라노 뒷골목에서 우산만 80년 째 만드는 집과 같은 디자인과 레이블을 발굴해 다른 데서는 찾아볼 수 있는 이야기와 가치를 지닌 제품을 이용자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전 대표는 “결국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걸 찾아내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올해는 바이박스에게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