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성장 동력은 안드로이드? 다소 오버로 비칠 수도 있지만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등에 업고 자사 서비스 플랫폼 성장을 가속화시키려는 MS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사티아 나델라 CEO가 취임한 이후 MS는 안드로이드 끌어안기를 본격화했다. 안드로이드가 윈도의 경쟁 상대가 아니라 자사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인식했다. MS는 향후 음성 기반 개인 비서 서비스인 코타나도 안드로이드에서 쓸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구나 MS는 또 다수 안드로이드 하드웨어 업체들로부터 특허료까지 챙기고 있다.
이런 가운데 MS는 변종 안드로이드 업체인 사이아노젠과도 전략적인 협력 관계을 맺었다.
MS와 사이아노젠은 16일(현지시간) 협력을 발표하고 사이아노젠 OS에서 MS 앱과 서비스를 번들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사이아노젠을 통해 제공될 MS 서비스는 빙 검색 서비스,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 스카이프,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인 원드라이브, 이메일인 아웃룩, 그리고 오피스를 포함하고 있다.안드로이드는 구글이 주도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구글도 안드로이드 오픈소스 프로젝트(Android Open Source Project: AOSP)를 기반으로 자사 서비스와 통합한 구글판 안드로이드를 제작한 뒤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에게 제공한다. 제조사들은 구글 안드로이드를 각자 상황에 맞게 살짝 손볼 수는 있지만 구조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 구글이 제공하는 킬러 서비스들을 빼는 것도 불가능하다. 구글 안드로이드 라이선스 조건이 그렇게 돼 있다.
구글은 AOSP를 기반한 변종 안드로이드의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누구나 구글처럼 AOSP를 갖고 자기만의 안드로이드를 만들 수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가 아닌 만큼 구글 서비스를 넣을 필요가 없다. 아마존외에 샤오미 같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 다수가 이미 AOSP를 자기들 입맛에 맞게 뜯어고친 뒤 스마트폰에 올리고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판매한다.
아마존은 킨들 기기에, 샤오미, 원플러스 등도 자사 기기에 구글이 아닌 독자적인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탑재했다. 모바일 플랫폼 시장에서 변종 안드로이드의 위상은 만만치 않다. 시장조사업체 ABI리서치가 조사한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시장 OS 출하량 조사에서 변종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 판매량은 8천500만대에 달했다. 특히 중국과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변종 안드로이드는 강세다. 안드로이드를 확산시켜 자사 서비스 영향력을 키우려는 구글 입장에서 변종 안드로이드의 확산은 반가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변종 안드로이드 생태계는 계속해서 확산되는 양상이다.
사이아노젠은 변종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알카텔은 최근 히어로2 플러스 스마트폰에 사이아노젠OS를 기본으로 탑재하기로 했다. 사이아노젠은 모바일 프로세서 업체인 퀄컴과도 손을 잡았다.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기반 스마트폰 제조 업체들이 사이아노젠을 쓸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MS도 사이아노젠의 성장을 나름 예의주시해왔던 것 같다. 실제로 MS가 사이아노젠에 투자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돼왔다. 사이아노젠을 키우면 MS는 구글을 견제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안드로이드를 들고 구글과 경쟁하려는 사이노젠 입장에서 구글 서비스를 대체할 수단을 확보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이를 감안하면 MS와의 제휴는 나름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MS는 검색, 클라우드 스토리지, 이메일 분야에서 구글의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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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진 것은 구글 플레이, 구글맵스, 구글플레이 서비스에 대한 대안이다. 아스테크니카 보도에 따르면 사이아노젠은 자체 앱스토어을 오픈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도 앱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던 모양이다.
구글플레이 서비스는 구글 플레이 앱이나 구글 앱을 업데이트하는데 사용된다. 구글플레이 서비스가 없다면 사이노젠 OS에선 구글이 제공하는 푸시 알림, 인앱 구매, 광고, 구글 캐스트, 구글플레이 게임, 로케이션 API 등을 사용하는 앱을 돌릴 수가 없다. 이에 아마존은 킨들 개발자들에게 구글플레이스 서비스용 API를 대신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사이아노젠도 앱 생태계를 갖추려면 같은 행보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아스테크니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