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자나파트너스가 퀄컴의 반도체 사업이 ‘본질적으로 가치를 상실’했다며 퀄컴은 특허 라이선스 사업과 반도체 사업을 분할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자나파트너스는 미국 뉴욕에 본거지를 둔 펀드로 퀄컴 대주주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자나파트너스가 회사 분할만이 투자자의 신뢰를 복원하는 길이라고 주장하며 퀄컴에 반도체 사업 분사를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자나는 110억달러(12조1천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보유한 펀드로 퀄컴 지분 44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퀄컴 투자금은 20억달러(2조2천억원) 수준이다. 퀄컴의 시가총액은 1천140억달러(125조6천억원) 규모다.
자나는 최근 펀드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퀄컴에 주가 부양을 위한 강도 높은 쇄신을 요구했다. 퀄컴이 비용을 절감하고 자사주 매입을 늘리며 이사회를 쇄신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자나는 이 문서에서 “임원진, 경영진 등이 낮은 성과를 인지하고 투자자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자사주 매입도 좋은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또 퀄컴이 전략적인 거래를 포함해 더 많은 대안들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퀄컴은 150억달러(16조원)의 자금을 풀어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앞으로 12개월 이내에 100억달러(11조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 계획도 세워뒀다.
퀄컴은 최근 반도체 사업에서 최근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겹쳤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1위 사업자였지만 최근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방어에 나서야 할 정도로 주가도 하락했다.
퀄컴의 첫번째 악재는 오랜 거래선이었던 삼성전자와의 관계 변화다. 삼성전자는 시스템LSI 경쟁력을 회복하며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S6에서는 자사 프로세서인 엑시노스의 비중을 큰 폭으로 높였다.
더불어 퀄컴은 중국에서는 규제 당국의 벽에 부딪혔다. 퀄컴은 지난 2월 중국당국과 9억7천500만달러(1조원)에 달하는 벌금을 내기로 합의한 바 있다. 중국정부는 1조원에 달하는 퀄컴 벌금으로 지난 14개월에 걸쳐 진행된 반독점 조사를 종료했다.
관련기사
- 삼성, 퀄컴 잡을 차세대 ‘몽구스’ 개발중2015.04.14
- 퀄컴, 스냅드래곤815 개발? "820 직행"2015.04.14
- “퀄컴, 삼성전자에 위탁생산 물량 확대할 듯”2015.04.14
- 퀄컴, 中서 반독점 벌금 1조원 물기로2015.04.14
자나가 반도체 분사 주장을 내놓은 배경에는 퀄컴의 영업이익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라이선스 수익을 겨냥하고 있다. 퀄컴은 매출의 대부분이 휴대폰, 통신장비용 반도체 판매에서 나오지만 영업이익은 CDMA의 기술 라이선스 비중이 높다.
이날 퀄컴 주가는 68.99달러를 기록했다. 퀄컴 주가는 지난해 10월 78.51달러로 고점을 찍은 후 6개월만에 10달러 가까이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