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페이스북으로 이혼 서류를 보내는 것도 합법적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행방 불명된 남편을 상대로 한 이혼 소송이긴 하지만 페이스북으로 발송한 서류를 합법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아스테크니카를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뉴욕 카운티 대법원은 6일(현지시각) 아프리카 가나 출신인 간호사 엘라노라 바이두가 남편인 빅토르 세나 블러드-즈라큐의 페이스북 계정으로 이혼서류를 보내는 것을 허용한다고 판결했다.
미국에서는 2013년 이후 페이스북을 보조적인 수단으로 인정해 왔다. 하지만 이번처럼 주된 소송 수단으로 허용한 것은 처음이다.
법원이 페이스북을 활용한 이혼 소송을 허용한 것은 둘 간의 특별한 사정 때문이다. 바이두와 블러드-즈라큐는 지난 2009년 결혼하기로 했지만 남편이 가나 전통 혼례를 거부하면서 관계가 끊어졌다.
둘은 그 때까지 같이 산 적도 없을 뿐 아니라 오직 전화와 페이스북을 통해서만 서로 연락했다. 특히 블러드-즈라큐는 2011년 이후엔 일정한 주소나 직업이 없었다고 바이두 측이 밝혔다. 블러드-즈라큐가 곧바로 종적을 감췄기 때문이다.
바이두는 사설탐정까지 고용해서 남편을 찾았지만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그래서 결국 유일한 연결 고리인 페이스북 계정으로 이혼을 원한다는 서류를 발송하게 됐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에 법원은 바이두의 딱한 사정을 감안해 페이스북을 통한 이혼 소송을 허용하게 됐다.
하지만 법원도 이번 판결을 하면서 몇 가지 우려되는 점을 지적했다. 우선 블러드-즈라큐의 페이스북 계정이 그가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으며, 따라서 바이두가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을 확인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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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바이두는 둘이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나눈 메시지를 증거 자료로 법원에 제출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또 블러드-즈라큐가 주기적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업데이트했다는 증거도 함께 제출했다.
바이두가 이번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페이스북을 이용한 첫 이혼 소송으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외신들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