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기업용 '네이버웍스'…구글에 도전장

일반입력 :2015/03/31 09:39    수정: 2015/03/31 10:45

네이버가 글로벌 클라우드 협업 애플리케이션(Software as a Service: SaaS) 시장에서 구글을 상대로 도전장을 던졌다.

네이버는 기업용 협업 툴 서비스인 '네이버웍스' 서비스를 맡을 지웍스 조직을 분사시키고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5월 초 일본 법인도 세울 계획이다.

네이버웍스는 메일, 캘린더, 주소록, 드라이브 등 개인용 생산성 툴을 기업에 맞게 최적화시킨 서비스다. 구글에 제공하는 구글 앱스 포 워크(이하 구글 앱스)와 유사하다. 구글은 구글앱스를 앞세워 전 세계적으로 500만개 기업 사용자를 확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아성까지 넘보는 상황이다.

구글 앱스는 구글 애플리케이션인 지메일, 캘린더, 구글드라이브, 구글독스, 행아웃 등을 업무용 협업 툴로 재포장해 만든 서비스다. 유료로 제공된다. 개인용 서비스에서 사용자경험(UX)과 인터페이스(UX)를 그대로 가져와 친숙하면서도 기업 사용자들이 효율적으로 협업하기 위한 기능을 포함했다. 예컨대 구글 앱스 캘린더에서는 개인 스케줄은 물론 팀, 동료들의 스케줄도 볼 수 있고 비어 있는 시간에 미팅을 요청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구글에 따르면 전세계 500만 비즈니스 사용자가 구글앱스를 사용하고 있다. 여기엔 금융, 헬스케어, 국방항공분야 등 엄격한 보안 기준을 요구하는 산업 고객들도 포함돼 있다. 또 1만명 규모의 직원을 보유한 대기업 고객도 600 곳 이상이다. 포춘 500대 기업 중 60%와 미국 100대 대학 대부분이 구글 앱스를 쓰고 있다고 한다.

구글이 구글 앱스 매출만 따로 공개하진 않았지만 시장조사업체들은 지난해 구글이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로 거둔 매출을 약 16억 달러는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글 전체 매출에선 크지 않은 비중이다. 하지만 기존 설치형 기업용 소프트웨어(SW) 시장이 점차 클라우드로 전환되고 있다는 고려하면 성장 잠재력은 크다는 평가다.

현재 시점에서 네이버가 뛰어넘기에는 구글은 버거운 상대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네이버는 글로벌 시장 공략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네이버는 우선 5월 초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인 네이버웍스 일본 법인을 설립하고 우선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 고객들을 공략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업계 전문가들은 네이버웍스가 글로벌 서비스로 나가기 위해 우선 풀어야 할 과제로 한국 사용자 입맛에 맞춰져 있는 UX·UI를 꼽는다.

네이버는 4천750만 계정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최대 메일 서비스지만 애초 국내 사용자들 타겟으로 만들어져 인터페이스 등이 지나치게 한국형이라는 지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형 서비스에 익숙한 사람들은 그 연장선상에서 네이버웍스 인터페이스가 편하겠지만 글로벌로 가면 사용자들이 불편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 대상(B2B) 서비스 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도 네이버웍스의 고민거리다. 특히 파트너(리셀러)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B2B 시장에서 실제 점유율을 높이는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파트너사들이 영업은 물론 헬프데스크나 언어 지원 등을 맡아 고객 만족을 높이는 고객 접점 최전방에 있기 때문이다.

B2C에서 시작해 B2B 사업까지 성공적으로 진출한 구글과 아마존 역시 글로벌 파트너 생태계를 구현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매년 전세계 파트너들이 모이는 파트너 서밋을 여는 등 다양한 파트너 육성책도 펼치고 있다.

가격 정책도 네이버웍스가 성공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가격정책은 파트너사 영입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기업용 클라우드 비즈니스 모델에서 파트너사들은 유치한 고객들이 지불한 서브스크립션의 일정부분을 수수료로 매달 받아 가는 수익 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현재는 중소상공인들과 상생을 위해 300인 이하 사업장에선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네이버웍스 가격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있다. 구글앱스의 경우 초기엔 무료였지만 나중엔 50명 이하 사업장만 무료로 전환했다가 이제는 어떤 조직이든 1개월 무료로 트라이얼을 사용해보고 유료로 전환하도록 가격정책을 바꿨다.

네이버웍스 관계자는 네이버웍스가 우선 일본 시장을 타켓으로 사용자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해 UX·UI 업그레이드 작업을 하고 있으며 국내외 협업솔루션 업체, 통신사 등과 파트너 논의를 진행중이고 가격 정책에도 변화를 주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