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만 고집하던 닌텐도, 왜 모바일로?

일반입력 :2015/03/18 18:42    수정: 2015/03/18 18:53

박소연 기자

슈퍼마리오 등 닌텐도의 유명 IP(지적재산권)를 모바일 게임으로 만날 날이 멀지 않았다. 최근 닌텐도가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일체형 플랫폼 사업에 주력하겠다던 그간의 방향성을 돌연 바꾼 것으로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닌텐도는 지난 17일 디엔에이(DeNA)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했다.

닌텐도와 디엔에이는 220억 엔(한화 약 2천40억 원)에 달하는 닌텐도의 지분 1.24%를 디엔에이의 지분 10%와 교환하며 업무제휴를 맺었다. 이로써 둘은 스마트 기기용 게임 앱 개발 및 운영과 함께 회원제 서비스 공동 개발에 관한 업무 및 자본을 제휴하게 됐다. 이번 제휴의 핵심은 닌텐도가 보유하고 있는 게임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개발이다. 양사는 기존 콘솔용 게임을 그대로 모바일에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IP만 활용해 아예 새로운 게임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닌텐도가 보유하고 있는 슈퍼마리오, 포켓몬스터, 등 유명 IP 다수가 어떤 방식의 모바일 게임으로 탄생하게 될지 기대되는 부분.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전망이 나온다. 해당 IP의 힘만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 뛰어들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주장이다. 경영진이 돌연 사업 기조를 바꾼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닌텐도는 그간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 요구를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거듭되는 실적 하향과 판매 부진 탓. 여기에 닌텐도 IP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상당한 폭발력을 가질 거라는 관측이 겹치며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만이 닌텐도의 살 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대표는 콘솔 게임 시장에만 집중한다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이와타 대표는 “삶의 질을 즐겁게 향상시키는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를 바란다”며 “지금까지와 같이 일체형 플랫폼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것이 바로 닌텐도의 강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보유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개발 소식에 대해서는 명백한 오보라며 이런 식의 접근 방식은 아예 고려하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 진출 선언은 이와타 대표가 근 1년 만에 기존 발언을 뒤집은 것이다. 실적 악화에 따른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 시장은 더 이상 만만하지 않다.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취급 받을 만큼 경쟁력이 극에 달한 상태다. 빠른 판단과 시장 대응 능력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요소다.

이미 한 발 늦은 닌텐도가 치열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가는 부분이다. 일렉트로닉 아츠(EA) 등 지난 2007년 닌텐도의 전성기 당시 닌텐도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업체들은 대부분 이미 오래 전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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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닌텐도가 보유한 IP의 인기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내기는 하겠지만 크게 성공하기는 힘들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닌텐도 IP에 대한 이용자들의 선호는 확실하지만 이미 포화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얼마나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기에는 너무 늦은 결정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