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빗 중국관 "썰렁하네"…왜?

일반입력 :2015/03/18 07:10    수정: 2015/03/18 07:17

이재운 기자

<하노버(독일)=이재운 기자>세빗(CeBIT)2015 중국관은 생각보다 훨씬 한산했다. 주최 측이 동반국가로 중국을 선정해 600개 업체를 유치했고, 전 세계가 중국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발짝 더 다가가보면 중국이 가진 고민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의 앞선 기술이 필요하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16일(현지시간) 개막한 세빗2015의 16번홀에는 한국관 바로 옆에 대규모 중국관(China Pavilion)이 마련됐다. 하지만 중국에 대한 세계의 관심과 달리 중국관을 찾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600여개 업체가 마련한 부스는 꽤 한산한 편이었다.기자가 중국관 참여기업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 중국 동남부에 위치한 선전이나 동관 지역의 부품 업체들이 자리해 있었다. 액세서리나 간단한 완제품을 만드는 업체들도 있었지만, 이들의 경우 유명 제품을 복제한 디자인을 선보였고 마감 작업도 깔끔하지 못한 등 다소 질이 낮은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부스를 찾은 유럽 업체 방문객들도 그리 오랜 시간을 머무르지 않고 자리를 떴다. 많은 이들이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은 점도 공통적이었다.

하지만 모든 중국 업체가 외면 받은 것은 아니었다. 3D프린터를 선보인 지링크(ZiLink)의 경우 방문객들이 관심을 보였다. 올해 처음 3D프린터를 내놓은 이 업체는 비록 한 번에 하나의 재료만 사용 가능한 기초적인 제품을 내놨지만 499달러(약 56만2천원)라는 비교적 낮은 가격이 장점으로 꼽힌다.

중국 업체에 대한 대접이 다른 점은 대기업 부스가 주로 자리한 2번 홀의 화웨이 부스에서 더욱 극명하게 두드러진다. 삼성전자와 IBM, 인텔 부스 바로 앞, 2번 홀 중앙에 자리잡은 화웨이는 SAP 등 유럽계 IT 업체와 손을 잡고 경쟁력을 확보한 네트워크 장비 관련 솔루션을 선보여 관람객들을 끌어들였다. 서버 백업 솔루션부터 스마트시티, 보안까지 전 분야를 아우르며 기세를 과시했다.

관련기사

화웨이는 행사의 주요 스폰서 중 하나로 참여했다. 스페인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독일 세빗 등 위기를 맞았던 유럽의 주요 박람회를 살려주는 ‘구세주’ 역할을 하며 등장한 화웨이에 대한 관심은 단지 그들이 가진 자본력이 아닌 ‘기술력’에 방점이 찍혀있다. 특히 5G 네트워크 관련 적극적인 행보로 기존 유럽의 강자들을 위협하고 있는 기세는 심상치 않다.중국 제조업계가 독일의 ‘제조업4.0’ 프로그램 등 유럽의 앞선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이유가 더욱 명백해진다. 15일 열린 세빗 개막식과 16일 열린 ‘중-독 ICT 서밋’에서도 양국 지도자들은 이 같은 점을 강조했다.

마티아스 마치닉 독일 연방정부 경제·에너지 장관은 중-독 ICT 서밋 기조연설에서 “기존 사업 방식으로는 시장의 변화를 따라 잡지 못한다”며 “(독일과 중국의)협력을 강화해 디지털 경제 사회에서 함께 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