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등 '슈퍼주총데이' 이슈는?

배당확대 기조 속 일부 이사 선임안 진통 예고

일반입력 :2015/03/12 16:58    수정: 2015/03/12 16:59

정현정 기자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개막됐다. 특히 3월 둘째주 금요일인 13일 오전 68개 상장법인이 집중적으로 주주총회를 연다. 이른바 '슈퍼주총데이'다. 전자업계 기업들의 정기주총 일정도 이날 몰려있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사 75개사가 이번주(9~15일) 중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특히 금요일인 13일엔 68개사가 일제히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주주총회를 여는 상장사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정밀화학, 삼성SDS, 제일모직, 삼성중공업,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 계열사와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제철 등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LG디스플레이, LG하우시스, LG화학 등 LG그룹 계열사를 비롯해 신세계,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들이 대거 포함됐다.

삼성전자 등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기업들은 예년과 달리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에서 주총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지난해 실적을 개선한 일부 기업들은 4년 만에 배당을 실시하는 등 비교적 밝은 분위기다.

또 올해 주총에서는 배당 확대 안건이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내수회복을 통한 경기진작 등을 이유로 주주 환원 정책 확대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정부 고위직이나 권력기관 출신 인사들이 사외이사로 대거 영입되는 추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 부지 고가 매입이나 삼성SDS 지분 저가 매각 논란에 휩싸인 현대자동차나 삼성전기 등 일부 기업들의 경우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결정에 관여한 일부 이사 선임안 처리에 진통이 예상된다.

이날 오전 9시 정기주총을 여는 삼성전자는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김한중 차병원그룹 미래전략위원회 위원장과 이병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각각 감사 및 사외이사에 재선임할 예정이다.또 지난 1월 이사회에서 주당 1만9천500원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한 배당 확대 방안을 확정짓는다. 이는 지난해 대비 40% 이상 늘어난 규모다. 또 장기 성과급 한도가 180억원에서 90억원으로 줄면서 올해 사내·외 이사들에게 지급할 보수한도를 480억원에서 390원으로 깎기로 했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이 장기 와병 중인 상황에서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올해도 등기이사 선임에서 빠지면서 책임경영 회피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인한 실적 둔화 등에 대한 설명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시간 주총을 여는 삼성SDI는 전지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한 사업목적을 정관에 추가하는 안건을, 삼성전기는 이윤태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을 주요 안건으로 상정한다. 지난해 상장을 마친 삼성SDS는 박성태 경영지원실장을 사내이사로 새로 선임한다. 제일모직은 조경관리 사업을 사업목적에 새로 추가할 예정이다.

삼성전기의 경우 지난해 삼성SDS 상장 과정에서 지분 저가 매각 결정에 관여한 이사 재선임 안건이 주목된다. 지난해 11월 합병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총에도 관심이 쏠린다. 합병에 반대했던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낮아진 가운데 주총을 기점으로 합병이 재추진 될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나오기 때문이다.

같은 날 열리는 현대자동차 주총에서는 최근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에 대해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 관심사다. 또 한국전력 부지 고가 매입과 관련 윤갑한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의 기관투자자인 브레인자산운용은 지난 8일 윤갑한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에 대해 반대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국민연금도 한전부지 매입과 관련된 이사들 가운데 현대모비스와 기아자동차 사외이사 2명의 재선임 안에 대해 반대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배당금을 지난해 대비 52.9% 늘리는 방안도 의결한다.

LG그룹은 13일과 19일, 20일 등으로 주총 일정을 분산했다. 13일 주총을 개최하는 LG디스플레이의 경우 한상범 사장의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4년 만에 현금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배당 규모는 주당 500원이다. LG화학은 이익 감소에도 이사 1인당 보수한도를 늘리는 안건을 상정해 진통이 예상된다. LG하우시스는 하현회 (주)LG 대표이사 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한다.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정부 고위 관료 혹은 사정기관 출신 전직 관료들이 사외이사로 대거 영입되는 것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현대자동차는 이동규 전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과 이병국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을 각각 사외이사와 감사로 선임한다. 기아자동차는 이귀남 전 법무부장관과 김원준 전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국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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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홍만표 전 대검 기획부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현대글로비스는 김준규 전 검찰총장을, 삼성SDI는 노민기 노동부 전 차관, SK이노베이션은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삼성정밀화학은 변동걸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등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한편, 3월 셋째주 금요일인 20일에도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SK그룹 계열사를 비롯해 GS 및 LS 그룹 계열사, 네이버, (주)LG, 효성 등의 주총이 예정돼 2차 슈퍼주총데이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