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네라 "SDN, 광전송망에도 필요해"

팩넷, 인피네라 기술로 '주문형 대역폭' 서비스

일반입력 :2015/03/11 12:02    수정: 2015/03/13 10:03

홍콩에 본사를 둔 통신망 사업자 팩넷이 광통신망 기술업체 인피네라의 오픈전송스위치(OTS) 기반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을 구축했다. L3 네트워크에서 주로 논의된 SDN을 이미 L2 영역에 구현했고, 향후 L1 수준까지 실현할 계획이라는 게 솔루션을 제공한 인피네라 측 주장이다.

11일 인피네라는 팩넷의 '팩넷이네이블드네트워크(PEN)'라는 SDN플랫폼에 OTS라는 소프트웨어(SW)가 쓰였다고 밝혔다. PEN은 지난해 2월부터 싱가포르, 일본, 호주, 홍콩 지역 데이터센터를 통해 각지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SDN기반 클라우드용 네트워크 서비스 플랫폼이다. (☞링크)

팩넷은 각지 통신사에 초당 100기가비트(100Gbps)를 구현 가능한 환태평양 및 아시아 해저케이블을 지능형 전송네트워크 방식으로 관리해 왔다. 기존 지능형 전송네트워크는 인피네라의 패킷 광전송네트워킹 플랫폼 'DTN-X' 기반으로 구성돼 있었다. 여기에 OTS를 결합해 PEN을 운영하게 된 것이다.

짐 페이건 팩넷 관리서비스 최고책임자 회장은 지난 2013년 11월부터 SDN 기반 서비스 제공 플랫폼 PEN을 L2 이더넷에 적용했다며 오늘 우리는 광 레이어에서도 이를 구현함으로써 우리가 계속 혁신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OTS와 DTN-X 플랫폼을 결합한 PEN은 초당 1메가비트~10기가비트(1Mbps~10Gbps) 사이 회선용량을 선택 가능한 '주문형 L2 이더넷 (대역폭)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로써 기업들은 맞춤형 포털로 대역폭을 필요한 만큼 주문해 몇 분 안에 쓸 수 있다.

즉 팩넷의 PEN에 투입된 OTS는 SDN을 지점간 데이터 전송의 신뢰성을 논하는 데이터링크계층(L2) 관점에서 구현했다는 게 인피네라 측의 주장이다. 기존 SDN 개념은 IP프로토콜로 데이터 전달 경로를 제어하는 네트워크계층(L3)에서 운영된다는 인식이 주류였기에 독특해 보이는 부분이다.

팩넷은 향후 PEN기반의 '주문형 L1 전송 대역폭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는 대역폭을 10Gbps 또는 100Gbps 단위로 늘려갈 수 있는 서비스가 될 예정이다. PEN에 담은 SDN 기술을 네트워크의 기계, 전기적 특성을 고려하는 물리계층(L1) 수준에서도 활용하겠다는 내용이다.

지난 9일 국내서 팩넷 사례를 소개한 비나이 라토르 인피네라 제품마케팅 수석이사는 다른 기업(통신사)들도 인피네라 플랫폼을 통해 (전송)네트워크를 직접 관리할 수 있다며 자체 자산 활용률을 높이고 데이터센터같은 수요자들에게 대역폭만큼만 과금하는 합리적 가격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피네라 측에 따르면 팩넷은 PEN 플랫폼에 인피네라 OTS를 통합해 몇개월 안에 신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 일반적으로 1~2년 정도라 알려진 업계 신규 서비스 출시 기간을 크게 줄였다는 얘기다. 개발과 운영을 병행하는 '데브옵스(DevOps)' 방식을 채택한 덕분이다.

인피네라는 OTS가 서비스업체의 데브옵스 도입을 도와, 특정 업체 기술에 묶이지 않고 속도 저하가 없는 SDN기반 전송네트워크 프로그래밍 및 가상화를 실현해 준다고 주장했다. 무거운 네트워크관리시스템(NMS)과 개별 사업자 SDN컨트롤러를 쓰는 기존 솔루션보다 낫다는 입장이다.

OTS가 제공하는 개방형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로 SDN컨트롤러나 오케스트레이션 시스템을 가리지 않는 전송네트워크 프로그래밍이 가능하고, DTN-X 플랫폼으로 여러 계층에 걸친 전송네트워크 가상화가 가능하다는 게 인피네라 측 설명이다.

팩넷같은 사업자의 신규서비스 출시에 걸리는 기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는 점은 인피네라가 SDN 개념을 전송네트워크 영역에 가져온 이유이기도 하다. 네트워크 장비에서 제어부를 떼어내 중앙집중화하는 SDN 모델은 통신사가 정교한 대역폭 제어와 빠른 신규서비스 출시와 투자대비 망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에도 알맞다는 것이다.

스튜어트 엘비 인피네라 클라우드 네트워크 전략 및 기술 부문 부사장은 팩넷은 운영부문에 인피네라 OTS를 구축하고 데브옵스 모델과 오픈네트워킹을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의 시장 출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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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네라의 국내 사업은 5~6년전 중단됐다가 올초 지사 설립을 통해 재개됐다. 팩넷의 광전송망을 포함한 아태지역 해저케이블이 국내 유선망과 연결되는 시설 '랜딩스테이션'이 구축된 부산이나 해운대 등 지역의 국내 유선망사업자가 간접적인 고객사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심재훈 인피네라코리아 대표는 기존 광전송 장비는 SDN을 염두에 두고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과 우리 메시지에 타사(화웨이, 알카텔루슨트, 시에나 등)와 다른 면이 많아 업계 이단아 취급을 받는 경향이 있다며 도입 시점 차이는 있더라도 이 방향이 맞다고 생각하고 통신사들도 우리가 생각하는 쪽으로 올 거라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