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꽃 '내비' 패러다임을 바꾼다”

[인터뷰]박태헌 팅크웨어 연구소장

일반입력 :2015/03/09 07:13    수정: 2015/03/09 10:21

이재운 기자

‘가족’ 이야기가 먼저 나올 거라 생각하진 못했다. 지난 4일, 경기도 성남 판교 팅크웨어 사옥에서 만난 그는 눈을 반짝였다. 14년간 팅크웨어에서 아이나비 내비게이션 관련 연구개발(R&D)을 지휘하고 있는 박태헌 연구소장(이사)은 “신제품(아이나비 X1)을 사용하니까 우리 딸 아이가 반응을 보이더라”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증강현실, 내비를 재미있게

‘장비’에서 ‘장난감’으로. 그는 내비게이션에 대한 이야기 내내 눈을 반짝이며 편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내비게이션에 대한 그의 열정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내비게이션’으로 나아갔다.

팅크웨어는 지난해 12월 발전된 형태의 증강현실(AR)을 적용한 ‘아이나비X1’을 출시했다. 항공지도와 함께 다양한 애니메이션 효과가 가미된 이 제품에 소비자들이 주목했고 호응을 보였다. 한편으로는 ‘너무 정신 없다’는 반응도 제기됐지만 내부 테스트 과정에서 많은 조정을 거쳤다.

“내비게이션으로 처음에 접근하다 보니 사실적인 것에 치중했다”는 그는 “가상현실(AR) 자체가 가상의 공간정보를 실제 위에 얹는 것이 장점”이라는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는 사슴이 뛰어다니고, ‘사고다발구역’에서는 견인차가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을 적용했다. 내부에서 당장 ‘놀라고 당황했다’는 반응이 나왔다.“직관적이고 사실적인 건 좋은데, 불편하게는 하지 말자고 생각하게 됐다”고 그는 말했다. 걸러야 할 정보도 있다는, 일종의 시행착오의 경험이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내부 테스트 당시 본인을 포함한 직원들의 가족들이 사용자경험(UX)을 보며 호응하는 것을 보면서 “길 안내라는 목적성을 떠나 또 다른 의미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중간 콘셉트를 수정했다”고 밝혔다.

팅크웨어는 다음주쯤 아이나비X1에 대해 대규모 업데이트 작업인 ‘세컨드 레볼루션’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는 이에 대해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관련 부문과 안전성 강화 등이 될 것”이라며 “기본 기능인 길 안내 기능도 포함됐다”는 약간의 힌트만 제시했다. 다만 “정기 업데이트로는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귀띔이다.

자동차와 IT의 접점-새 패러다임으로 주도

내비게이션은 IT 기술과 자동차 분야가 만나는 접점에 있다. 지도를 비롯해 공간정보를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기술부터, 자동차 운전자를 지원하는 ADAS와의 연계까지 양 분야가 만나는 최전방이이다. 그는 이런 내비게이션을 ‘자동차의 꽃’에 비유했다.

“우리 제품을 탑재한 자동차에 탄 동승자들이 운전자보다도 더 주목한다는 반응이 전달되고 있다”며 “우리 딸 아이도 예전에는 내비게이션을 보지 않고 그냥 ‘(가까운) 휴게소로 가자’던 것과 달리 ‘무슨 무슨 휴게소’라고 내비게이션 화면을 보면서 말하는 변화가 있더라”며 모든 이들이 즐길 수 있는 내비게이션으로 차별화를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내비게이션의 향후 방향은 어디로 갈지 사람들은 궁금해한다. 언젠가는 모바일 기기가 현재의 단말기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고, 그에 앞서 이미 시장이 포화됐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내비게이션이 ADAS 기능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멀지 않은 미래에 아이나비 제품이 초정밀지도를 활용해 길 안내 정확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보행자 보호 기능(PCWS)이나 사각지대 감시 지원 기능(BSDS) 등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사용자의 편리성과 안전성을 높여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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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기기와는 연동성을 높이고, 특히 웨어러블 기기와의 연계를 통한 새로운 서비스 제공도 모색하고 있다. 또 사용자의 사용기록을 종합한 빅데이터를 통한 성능 개선에 대한 연구개발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인' 연구원들과 함께 하며 지금까지의 성공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내비게이션의 패러다임을 바꿔 아직 우리 제품을 사용하지 않던 나머지 운전자에 대해서도 공략하겠다”며 인터뷰를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