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구글 車에 업계 리더들 반응 엇갈려

"기회 확대 입증" vs "무리한 도전"

일반입력 :2015/03/03 10:43    수정: 2015/03/03 10:58

구글과 애플이 무인차와 전기차 등 차량 개발에 적극적인 가운데, 세계 주요 자동차 업계 리더들이 이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2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5 기조연설에 나선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은 애플 무인차 개발 소식에 “우리로서 나쁠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달리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 벤츠 회장은 회의적인 반응이다. 그는 제네바모터쇼 현지에서 가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구글이나 다른 회사들은 차량 개발에 선봉장에 서고 싶어한다”며 “하지만 그들은 차량 개발에 선두에 나설 입장이 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르노-닛산·폭스바겐, 애플과 구글 차량 개발 프로젝트 환영

애플과 구글의 차량 개발 프로젝트에 환영하는 완성차 업체는 르노-닛산과 폭스바겐이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은 MWC 기조연설에서 애플의 전기차 개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애플이 만일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에 정말 나서는 거라면, 우리에게는 좋은 소식과 다름없다”는 긍정적인 입장을 전했다.

르노-닛산은 ‘리프’ 모델 중심으로 전기차와 무인차 개발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무인차 개발을 위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와 MOU를 맺기도 했다.

곤 회장은 향후 애플과 구글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에 “걱정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그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아닌 곳에서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은 전기차가 향후 자동차 업계에서 신선한 존재로 여겨질 수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르노-닛산에 이어 폭스바겐도 애플과 구글의 차량 개발을 환영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마틴 윈터콘 폭스바겐 CEO는 2일 스위스 제네바모터쇼 현지에서 “애플과 구글이 자동차 산업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환영하는 입장”이라며 “자동차 산업계 측면으로 새로운 도전 기회가 생길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벤츠 회장, GM 전 CEO, 애플·구글 차량 개발 회의적 반응

애플과 구글의 차량 프로젝트를 환영하는 르노-닛산, 폭스바겐과 달리 벤츠 회장과 GM 전 CEO는 우려를 표했다.

디터 제체 다임러 벤츠 회장은 이날 제네바모터쇼 현지에서 가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구글의 차량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구글과 다른 회사들이 자동차 산업계에 진출하고 싶은 정황을 살펴볼 수 있다”며 최근 구글과 애플의 차량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중인 사실에 관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제체 회장은 “하지만 이같은 회사들은 자동차 개발에 선봉장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최근 벤츠는 운전자가 핸들을 조작하지 않아도 운행정보를 분석해 스스로 주행하는 자율주행 콘셉트카 ‘F015 럭셔리인모션’을 지난 1월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15에서 최초로 선보였다.

‘F015 럭셔리인모션’을 당시 제체 회장은 “현대인들은 개인적인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데 이를 위해 자동차가 적합한 공간이 될 수 있다면서 자동차는 단순한 운행수단의 역할을 넘어서 궁극적으로 움직이는 생활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관점으로 봤을 때 제체 회장은 애플과 구글의 차량 개발에 대한 경계심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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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애커슨 GM 전 CEO는 지난달 18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이 자동차 제조 사업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만일 애플의 주주라면 애플의 자동차 제조 사업 소식에 기뻐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마진이 적은 중공업에 뛰어든다는 움직임에 의심을 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커슨은 이어 “자동차 사업은 규제, 안전 요구 사항 등 지켜야 하는 것들이 많아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며 애플의 차량 개발 움직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