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 非게임업 진출 시도…왜?

일반입력 :2015/03/03 09:58    수정: 2015/03/03 10:06

박소연 기자

매출 다각화를 위한 게임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게임 업계 대형 업체들을 중심으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핀테크를 포함한 비게임 업계로의 진출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 등 게임 업계 거물들이 최근 투자 및 제휴 등을 통해 비게임 업계로 진출하기 위한 통로를 모색하고 있다.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 강화 움직임과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따른 게임 업계의 지속적인 정체 속에서 나름의 활로를 찾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특히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웹보드 게임의 실적이 급감한 NHN엔터테인먼트(대표 정우진)는 발 빠르게 신사업 발굴에 나섰다.

먼저 NHN엔터테인먼트는 전자상거래사업 확대를 위해 합병 및 투자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올 상반기 중 전자결제 서비스 출시가 목표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4월 데이터베이스 보안업체 피앤피시큐어를 시작으로 지난해 6월 관람권 예매 사이트 티켓링크, 지난해 9월 결제서비스 제공회사 한국사이버결제, 지난달 전자지불 시스템 개발 및 모바일 티머니 운영업체 티모넷을 차례로 인수했다.

각국 전자상거래 기업에도 투자했다. 미국 패션잡화 유통업체 비쓰리스타즈와 중국 온라인 유통업체 에이컴메이크, 일본 쇼핑몰 호스팅업체 사바웨이, 한국 쇼핑몰 호스팅업체 고도몰 등이다.

최근에는 KB국민카드와 핀테크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간편결제 서비스 출시와 오프라인 간편 결제 솔루션 보급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NHN엔터테인먼트는 3천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자금을 확보해 이 중 1천500억 원을 간편 결제 사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가입자 확보를 위해 560억 원을 사용하며 가맹점 확보 및 TV광고에도 각각 100억 원, 315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관련 분야 유수 업체들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어가고 있는 NHN엔터테인먼트가 핀테크 분야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해당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금융권이나 이동 통신사들에 비해 신속한 움직임도 눈 여겨 볼만하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이 외에도 지난 2013년 일본에서 웹툰 사업을 시작했다. 일본법인 NHN플레이아트가 지난해 10월 일본에 웹툰 서비스 ‘코미코’를 선보인 것. ‘코미코’는 일본 외에 대만과 한국 등지에서도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최근 8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비교적 늦은 지난 2일 국내 전자결제 시장 1위 업체 KG이니시스에 450억 원을 투자,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핀테크 분야로의 진출을 알렸다.

KG이니시스는 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엔씨소프트 게임들의 결제 대행을 맡고 있다. 연간 거래액은 10조 원에 달한다.

엔씨소프트는 KG이니시스와 손잡고 온라인 결제, 온·오프라인 통합 상거래 등 신규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KG이니시스의 결제 서비스 및 기술 인프라와 엔씨소프트의 정보통신기술 및 보안 시스템이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엔씨소프트가 발을 걸친 곳은 핀테크 만이 아니다. 드론 제조업체 바이로봇에 10억여 원을, 웹툰 사이트 ‘레진코믹스’를 운영하는 레진엔터테인먼트에 50억 원을 투자하는 등 업종 구분 없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종횡무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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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엔터테인먼트와는 자사 게임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웹툰을 연재하는 등의 사업 모델을 보여준 상황. 하지만 바이로봇과는 어떤 형태로 시너지를 낼 지 아직 미지수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업계 상위권 업체들이 신규 사업 분야 발굴에 힘쓰는 건 그만큼 게임 업계 상황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라며 ”이들이 고유 영역인 게임 외 다른 분야에서 성공을 거둘 경우 다른 업체들의 비게임업계 진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