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양허 대상에서 OLED 패널을 제외했다. LCD 패널, LCD 유리기판 등도 각각 10년, 15년 이후에나 관세가 철폐된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자국 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가 한·중FTA에 반영됐다.
25일 한국, 중국이 가서명한 FTA 협정문 속 내용을 살펴보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OLED 패널이 양허 대상 품목에서 제외됐음을 알 수 있다. 중국 요청으로 인해 OLED 패널이 양허 품목에서 제외됐다. LCD 패널의 경우는 9년차부터 관세가 인하돼 10년 뒤 철폐된다. LCD 유리 기판은 15년 후에나 관세가 철폐된다.
이번 양허대상에서 제외된 OLED 패널은 TV용 대형이다. 중소형 OLED 패널의 경우 스마트폰 부품으로 분류돼 있어 관세 적용 항목에서 이미 제외돼 있다
중국 정부는 디스플레이 산업에서는 알뜰하게 챙길 것을 챙겼다. 현재의 성장동력, 미래 성장동력, 부품 생태계까지 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에 대해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관세 철폐 시기를 10년 이상 뒤로 미루거나 아예 양허 품목에서 제외한 셈이다.
중국은 디스플레이 패널에 대해 5~6%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LCD 패널은 5%, OLED 패널은 LCD보다 약간 높은 6%의 관세가 부가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마음만 먹으면 관세율을 큰 폭으로 인하할 수 있다. OLED 패널의 경우는 최대 15%까지 관세율을 인상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놓고 있다.
중국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그동안 공격적인 투자를 해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중국 내에서 투자를 시작한 8세대 공장만 4개에 달한다. 중소형까지 합하면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공장 수는 10개를 넘는다. 적극적인 투자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전자 산업을 육성하며 핵심 부품인 디스플레이, 반도체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는 지난 2012년부터는 LCD에 이어 AMOLED 설비 투자를 시작했다. BOE, 비전웍스 등이 중국 정부의 보호 아래 AMOLED 투자를 시작했다. 아직까지 양산한 곳은 없다. 현재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AMOLED 투자는 중소형 패널에 집중되고 있지만 관련 업계는 기술 양산성만 확보한다면 대형 패널 투자도 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CD와는 달리 중국 AMOLED 기술은 국내와 비교해 3~5년 가량 뒤쳐져 있다”며 “AMOLED 양허 품목 제외가 단기적으로는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자국 산업 육성의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패널 뿐만 아니라 패널을 만드는 유리기판도 양허 대상에서 제외했다. 우리 정부는 FTA 협상 과정에서 LCD 유리기판도 관세 철폐 목록에 추가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 정부가 LCD용 유리기판에 관심을 갖고 중국 시장 개방을 요청했지만 중국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최근 LCD 유리기판 투자를 시작했다. 디스플레이 패널 육성 차원이다. 아직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향후 유리기판 등 후방산업을 키워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재 LCD용 유리기판을 만드는 곳은 LG화학, 코닝, 아사히글라스, NEG 정도다. 삼성이 삼성코닝의 지분을 팔면서 미국, 일본 양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LCD용 유리기판 업체들은 외국기업이기는 하지만 국내 디스플레이가 전 세계 1위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많은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국내에서 생산된 물량을 중국으로 수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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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2차 전지도 양허 대상에서 제외했다. 중국은 중소형 2차 전지에서는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2년 이후 중국의 중소형 2차 전지 점유율은 20%대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일부 스마트폰 제품도 중국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탑재하기도 한다.
다만 국내 업체들의 2차 전지 관세 양허대상 제외의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LG화학, 삼성SDI 모두 중국에 중소형 배터리 공장을 두고 있으며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도 건설 중으로 현지 생산물량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