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 "넥슨 분쟁 따로 설명할 것"

일반입력 :2015/02/17 12:53    수정: 2015/02/17 15:21

박소연 기자

“이번 제휴는 양사가 서로 자존심을 걸기 보다는 위기감을 가지고 경쟁력을 키우자고 의기투합한 것이다. 경영권 분쟁과는 따로 해석해주길 바란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17일 ‘엔씨소프트-넷마블게임즈 공동사업 및 전략적 제휴식’에서 진행된 질의응답을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와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 이하 넷마블)는 최근 약 3천800억 원 규모의 지분교환을 진행했으며 추후 IP 제휴 및 크로스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두 작은 회사가 어떻게든 살아남아 국내 게임 산업에 보탬이 되겠다는 마음을 알아 달라”며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에 관해서는 따로 설명할 수 있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다음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방준혁 넷마블 의장과의 1문 1답.

-엔씨소프트와 넥슨 간의 갈등 상황과 이번 제휴가 어떤 관련이 있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넥슨과의 관계로 인해 여러 근심 걱정을 사회적으로 일으키고 있는 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협의는 그와 상관없이 진행됐다. 갑자기 결정된 사항이 아니라 모바일 게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해야한다는 고민을 계속적으로 해왔고 시행착오를 줄여줄 수 있는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현재 우리나라 게임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다. 세계적인 경쟁 속에 이미 들어와 있으며 몇 년 전부터 정체기를 겪고 있다. 중국 및 해외 유수 국가들의 게임 산업이 성장하면서 이제 우리 게임 산업이 지속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세계적인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절박한 심정으로 제휴를 통해 이런 것을 극복하고 싶었다.”

-누가 먼저 제안했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제안은 서로 이야기하는 와중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결과다.”

-첫 제휴 프로젝트는 뭘로 생각하고 있나.

방준혁 넷마블 의장 “내부적으로 논의가 안 된 상태다. 이제 본격적으로 논의를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첫 작품이 ‘아이온’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오픈 마켓에 종속된 모바일 게임 시장을 비판한 적이 있다. 엔씨가 넷마블의 플랫폼에서 활동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에 배치되는 결정 아닌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한다. 특정 퍼블리셔에게 엔씨의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건 제휴가 필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엔씨가 원하는 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는 것이다. 넷마블이 이에 큰 도움이 되어 줄 거라 생각해 굉장히 고맙게 생각한다.”

-양사 간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예정?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어떤 경우든 도움이 된다면 양사가 협력하는 건 당연하다. 엔씨는 넥슨뿐 아니라 모든 회사에 개방되어 있다. 이번에 일을 진행하면서 넷마블과 엔씨의 공통점을 알았다. 어떻게든 한국에서 게임을 만들어서 글로벌에서 이를 성공시켜보겠다는 DNA가 똑같다. 그런 면에 있어서 서로의 경험이 굉장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엔씨 입장에서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의 경험 부족을 넷마블을 통해 많이 도움 받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자의 트렌드 변화가 급변하는 가운데 성공을 거둔 넷마블의 DNA가 엔씨에 큰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양사가 좋은 모습을 만들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양사가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윈윈이 될 수 있는 모습들을 상호 간에 가졌다고 생각한다.”

-넷마블은 비상장사다. 어떻게 기업가치 산정했나?

엔씨소프트 윤재수 CFO “비상장사기 때문에 기업가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음. 제3자인 회계법인에 일을 맡겨 넷마블의 지난해 연말 결산까지를 감안해 산정했다. 시너지까지 고려한다면 싸게 매입했다고 생각한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 “넷마블이 최근 3년 정도 급성장을 이루어 왔다. 특히 모바일 게임의 경우 40% 이상 고성장을 기록 중이다. 기업가치는 현재 실적만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래 넷마블의 가치를 고려해 가치를 산정했다. 다양한 투자 제안을 받는 상황에서 엔씨가 가장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해 협력관계를 맺게 된 것으로 이번 제휴가 회사의 가치를 크게 성장시키는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현재 넷마블의 가장 성공한 게임들은 특정 플랫폼 위에 있다. 여기에 엔씨 IP까지 이용하게 되면 엔씨에도 이익을 배분해야 하는데 이익률이 줄어들 수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방준혁 넷마블 의장 “어떻게 이익을 키울지 보다는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인지도를 높일지, 어떻게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IP를 확보할 것인지가 우선순위다. 강한 파트너가 있으면 언제든지 제휴해서 인지도 및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카카오톡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좋은 파트너다. 게임 및 서비스 국가마다 유리한 파트너사는 다 다름. 넷마블의 기본적인 사업 전략은 일방향이 아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는 좋은 파트너와 협력하고 글로벌에서 사업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과거 PC 온라인 시장에서 평균 이익률은 30%였으며 넷마블은 통상 20% 이상의 이익률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향후 시장 흐름 변화에 따라 이익률을 높여갈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면 이익률을 개선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지금의 심정?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인생에는 늘 파도가 오고 이번 파도를 잘 넘어 살아남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몇 년 간 굉장히 많은 일이 있었다. 기존 영역을 지키는 동시에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야한다는 건 부담이다. 이번에는 취할 수 있는 선택 중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넷마블이 엔씨소프트-넥슨 간 경영권분쟁에서 엔씨소프트 우호세력으로 나설 건가?

방준혁 넷마블 의장 “엔씨소프트 주주니 우호세력인 건 당연하다. 넷마블도 항상 주주로써 이익을 추구하는 결정을 할 수 밖에 없다. 엔씨소프트 경영진이 회사를 잘 경영하느냐는 관점에서 엔씨소프트를 바라봐야한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엔씨소프트가 한국의 훌륭한 게임 개발사를 넘어서서 글로벌 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잘 한다면 현재 경영진 편을 들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안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상식선에서 얘기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개인이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현재 경영진이 선택하는 사업 전략, 사업 추진력 등을 고려해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도와주고, 주주입장으로써 이견이 있을 때는 얘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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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활용에 대한 계획?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번 제휴는 엔씨의 IP를 본격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독점 계약이다. 한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이 꼭 하나일 필요는 없다. 엔씨소프트의 IP를 기반으로 한 넷마블의 게임에 개인적으로 기대가 크다. 궁금하기도 하다. 상당히 좋은 결과를 상호간에 낼 수 있도록 본격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이 되리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