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통 "월 3만원대 무제한"…어떻게?

서킷→패킷으로 완전 전환하면 가능할 수도

방송/통신입력 :2015/02/05 15:27    수정: 2015/05/28 08:48

“기존 이동통신3사는 2G, 3G, 4G 네트워크를 모두 운용해야 하고 이를 단일망으로 통합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2G?3G 가입자가 전혀 없는 제4이통사라면 하나의 망에서 음성과 데이터를 제공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장비가격이나 운용비도 과거 2G나 3G의 1/10에 불과하기 때문에 3만원대 중반이면 음성이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또다시 제4 이동통신 예비사업자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대부분이 3만원 중반 대에서 무제한 요금제를 계획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4 이통을 준비중인 한 기업의 핵심 관계자는 VoLTE를 기반으로 음성과 데이터(무제한 또는 10G)를 월 3만4천원 정도에 무제한 서비스하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과거 제4이통 사업에 여러 차례 도전한 바 있는 한국모바일인터넷(KMI) 역시 음성과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면서도 요금은 3만6천원으로 책정했다며, 기존 사업자들보다 통신비를 평균 30% 절감시킬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이동통신사의 음성?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려면 최소 7만원대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그런데 제4이통 추진 주체들은 어떻게 이러한 요금제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걸까.

제4이통 전문가들은 기존에 음성을 기반으로 한 패킷망 요금체계를 데이터 중심의 서킷망 기반으로 완전히 전환할 경우, 이같은 요금제 구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따져보면, 현재 음성통화 중심의 요금 구조에서는 음성통화 요율이 1초당 1.8원이다. 그러나 이를 데이터 기반으로 산출하면 요금구조가 달라진다.

음성통화에 소요되는 데이터를 이른바 PCM(Pulse Code Sampling) 이론을 통해 8비트 코드 변조를 기준으로 산출해보면 1초 음성통화에 필요한 데이터는 약 13.3KB 수준.

업계 전문가는 “PCM은 음성이나 화상 등에 사용되는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바꾸는 데 가장 기본적 이론으로, 지구와 달에 있는 사람 간 통신을 하기 위해 개발된 방법”이라며 “아날로그 신호로는 우주먼지나 태양흑점 영향 등으로 지구와 달간에 정확한 통신을 할 수 없어 이를 디지털(데이터)로 바꾸기 위해 개발, 발전된 이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의 가청주파수 대역은 최대 2만Hz이지만 통상 유효 음성 주파수대역은 300~3천400Hz이고 최대 이를 8천Hz 정도이면 기존 음성의 변형 없이 원음을 들을 수 있다”며 “이는 1초당 8천번 정도로 아날로그 신호를 추출해 표본화할 경우 디지털 변환 시 기존 원음 재생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이를 8비트 코드로 변조하면 초당 약 13.3KB의 데이터가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이를 토대로, 일반 소비자들이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월 350분 음성통화를 데이터로 환산하면 약 279MB가 된다. 현재 LTE 요금제에서 가장 저렴한 3만원대 요금제에서 음성은 150~250분, 데이터는 600MB~1.5GB를 기본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3만원대에서도 무제한 음성 요금제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욱이, 데이터로 음성통화를 할 경우 사업자간 주고받는 상호접속료 부담을 덜 수 있고, 음성과 데이터망을 이중으로 운용?관리하지 않고 통합운용 할 수 있다는 점에서 3만원대 무제한 요금제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2012년 프랑스에서 제4이동통신사로 출범한 프리모바일(Free Mobile)은 약정 없이 월 19.99유로(약 2만4천원)에 와이파이와 프랑스 내 유선전화 및 유럽 40개 지역 무제한, SMS?MMS 무제한이 가능한 요금제를 출시한 바 있다. 여기에 월 2유로(3천원)에 3G 데이터 3GB, 음성 60분, SMS 60개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프리모바일은 이를 바탕으로 첫해 520만명의 가입자, 시장점유율 8%를 확보했으며 이듬해에는 가입자 800만명을 돌파하며 시장점유율을 12%까지 끌어올렸다.

당시 프리모바일의 모기업이 유선사업 기반을 갖고 있기는 했지만 이동통신시장에 후발사업자로써 첫 발을 들여놨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기존 이통사들의 경우는 기존 가입자의 요금인하는 대규모의 매출 급감과 수익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신규 사업자의 경우, 데이터 기반으로 요금제를 설계할 경우, 이같은 파격적인 요금구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이통사들이 2G, 3G, 4G 가입자를 모두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에 데이터 기반 요금제로 전환된다 해도 음성요금을 이처럼 당장 낮추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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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가 IMT-2000(3G) 사업을 포기하면서 SK텔레콤, KT와 달리 4G LTE에서 음성(VoLTE)도 LTE망을 통해 제공하고 있지만, LG유플러스 역시 2G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고 가장 후발사업자임에도 큰 변별력을 지닌 요금제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중 하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집전화의 경우 과거 구리선이 아닌 초고속인터넷망을 통해 인터넷전화(VoIP)가 제공되고 있고, 이동전화에서는 2G→3G→4G LTE로 진화하면서 단일망에서 음성과 데이터 제공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기존 사업자들은 유지보수?관리 등의 비용문제로 음성요금을 획기적으로 낮추기는 어렵고 이러한 부담이 없는 제4이통사와 같은 신규사업자가 등장한다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