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선사업자에도 망중립성 원칙 첫 적용

FCC, 초강력 규칙 제안…ISP는 타이틀2로 재분류

일반입력 :2015/02/05 07:55    수정: 2015/02/05 08:03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사상 처음으로 무선 사업자들에게도 망중립성 원칙을 적용하는 강력한 규정을 제안했다. 또 예고됐던 대로 유선 인터넷 사업자(ISP)들은 ‘커먼캐리어’ 의무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톰 휠러 미국 FCC 위원장이 5일(현지 시각) 새로운 망중립성 규칙을 공개했다고 더버지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에 공개된 망중립성 규칙에서 눈에 띄는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컴캐스트, 버라이즌 같은 유선 ISP들은 통신법 706조의 타이틀2로 재분류하는 방안이다. 그 동안 유선 ISP들은 701조 타이틀1인 정보서비스사업자로 분류돼 있었다. FCC는 정보서비스사업에 대해서는 부수적 관할권만 갖는다.

반면 유선통신사업자들이 포함된 타이틀2는 ‘커먼캐리어’ 의무를 지게 돼 있다. FCC 역시 타이틀2에 대해서는 강력한 규제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 톰 휠러 인터넷 이용자 권리 보호 강조

이번 규정에서 더 눈에 띄는 점은 무선 사업자에 대해서도 망중립성 원칙을 온전하게 적용하기로 한 점이다.

FCC가 지난 2010년 공표한 오픈인터넷 규칙에서도 무선 사업자들에게 경쟁 앱이나 사이트들을 차단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은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무선사업자들은 콘텐츠에 대해서는 차단하거나 제한하는 권한을 상당 부분 행사할 수 있었다. FCC가 당시 무선사업자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것은 무선 부문은 여전히 발전 과정에 있기 때문에 강력한 규제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FCC가 이번에 새롭게 마련한 망중립성 조항에서는 이 부분을 좀 더 강화했다. 이에 따라 FCC의 새 망중립성 규칙이 확정될 경우 무선사업자들도 강력한 의무를 지게 된다.

톰 휠러 위원장은 IT 문화 전문잡지인 ‘와이어드’ 기고문을 통해 “FCC가 그 동안 제안한 것들 중에서 가장 강력한 오픈 인터넷 보호 규칙을 제출했다”면서 “새로운 규칙은 돈을 받고 특별대우를 하거나 합법적인 콘텐츠와 서비스를 차단하는 것을 금지하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내가 제안한 규칙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원하는 때에 원하는 곳에 가는 권리를 보장할 뿐 아니라 새로운 제품을 소개하는 혁신자들의 권리를 보호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 오는 26일 전체회의 표결…법정공방도 불가피할 듯

톰 휠러 위원장이 제안한 망중립성 규칙이 그대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먼저 기다리고 있는 관문은 FCC 전체회의다. FCC는 오는 26일 전체회의에서 새로운 망중립성 원칙을 놓고 표결을 할 예정이다.

FCC 전체회의는 톰 휠러 위원장을 비롯한 5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휠러 위원장을 포함해 민주당 추천 위원이 3명이기 때문에 사실상 전체회의 통과는 큰 문제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회의에서 망중립성 규칙이 확정될 경우 본격적인 여론 수렴 과정을 거치게 된다. FCC가 강력한 망중립성 규칙을 제안함에 따라 시민사회나 콘텐츠 사업자들은 크게 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망을 갖고 있는 업체들이다. 특히 케이블 사업자나 무선 서비스 사업자들은 강하게 반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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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망중립성 공방이 진행되는 도중에도 버라이즌, AT&T를 비롯한 통신사업자들은 타이틀2 재분류에 대해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해 왔다.

특히 버라이즌은 “(타이틀2 재분류는) 오픈 인터넷에 해가 될 뿐 아니라 경쟁과 혁신을 방해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버라이즌은 FCC가 타이틀2 재분류를 강행할 경우 소송도 불사항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